안산병원 재활치료실 신자윤 과장, 이수정 대리, 김희지·강지혜 주임
마음 잘맞는 우리는 '운명'
쌀쌀한 꽃샘추위가 불던 평일 저녁, 안산병원 재활치료실에서 근무하는 17년 차 물리치료사 신자윤 과장과 11년 차 이수정 대리가 선부역에 위치한 한 식당을 찾았다. 재활운동치료실 김희지 물리치료사와 중추신경발달 치료실 강지혜 물리치료사도 그 뒤를 이었다. 신자윤 과장은 명실상부 세 사람의 정신적 지주. 그간 같은 물리치료실에서 동고동락했던 추억을 뒤로하고 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아쉬움을 달래고자 오늘의 저녁식사 자리가 마련됐다.
이수정 안산병원 물리치료실은 주기적으로 치료실을 옮겨 근무합니다. 공무직 선생님들이 다른 치료실에서 근무할 기회가 마련되어 너무 좋으면서도, 같이 일하면서 손발이 척척 맞았던 동료들과 헤어지게 되어 슬퍼요. 사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 이르면서 개인 방역에 신경 쓰느라 밥도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요. 오늘은 마지막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이렇게 모였습니다.
신자윤 안산병원 재활치료실은 네 곳의 물리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커서 한 번도 같은 치료실에서 근무해보지 못한 직원들도 있지요. 이렇게 마음 맞는 넷이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월 치료실 순환으로 서로 다른 치료실로 배치됐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그때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김희지 물리치료사는 함께 열전기 치료실에서 근무하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회식 한 번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선배들과 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강지혜 물리치료사도 갓 입사한 시점, 늘 잘 이끌어준 세 사람이 있어 무사히 적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미리 예약해둔 오늘의 메뉴는 싱싱한 모둠회와 속이 꽉 찬 대게. 배가 막 고플 무렵, 식탁 가득 차려진 메뉴에 네 사람이 환호를 아끼지 않는다. 전복으로 끓여낸 미역국으로 첫 술을 뜨면 싱싱한 초밥과 샐러드가 입맛을 돋운다.
그러나 화려한 메인 메뉴를 두고 밑반찬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다. 광어와 우럭, 도미에서 향긋한 맛을 자랑하는 숭어까지. 바다내음 가득 품고 싱싱하게 차려낸 모둠회로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한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대게를 먹으며 그동안의 추억을 떠올리는 네 사람.
함께 근무하던 열전기 치료실은 하루 2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는 만큼 물리치료사간의 팀워크가 무척 중요하다.
게다가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세심함과 배려심이 중요하다고 신자윤 과장은 강조했다. 게다가 오랜 시간 서서 일해야 하고 많은 환자를 상대해야 하니 서로 양보하는 자세로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지치고 힘들게 마련. 이수정 대리는 네 사람 모두 서로를 위해 일한다는 마음으로 함께해 참 행복했다고 말한다.
김희지 같이 근무하면서 정신적, 업무적으로 많은 의지를 했어요. 경험이 적은 저로서는 근무하면서 실수도 하고 당황스러운 일도 많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진심 어린 위로와 조언이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땐 항상 경청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면서 보냈어요. 일이 힘든 날,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됩니다.
강지혜 어떤 환자분들은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시니 예민해져 쉽게 화를 내곤 하세요. 열심히 치료에 임하다 되려 상처를 받는 날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이 위로해 주셔서 기운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영원한 친구로, 소중한 버팀목으로
일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자라고 불릴 만큼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후배들에게는 다정하다는 신자윤 과장. 나머지 세 사람은 입을 모아 신자윤 과장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서로 치료실이 달라졌지만, 지나가다 얼굴만 봐도 든든한 사람이 바로 그. 이수정 대리는 봄날의 환한 햇살 같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털털하고 융통성 넘치는 성격 덕분에 동료에게도 환자에게도 인기 만점.
늘 차분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강지혜 물리치료사는 한 발 앞서 움직여 동료가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언제나 분위기 메이커로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김희지 물리치료사 역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치료실에서는 물론이고 함께 모인 식사자리에서도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신자윤 올해는 공무직 선생님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함께 정년을 맞을 수 있길 바랍니다.
김희지 물리치료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앞으로 지금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신자윤 과장님과 이수정 대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강지혜 치료실을 옮기면서 너무 섭섭하고 조금 외로웠는데, 덕분에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도 지금처럼 선생님들과 잘 지내며 즐거운 병원 생활을 하고 싶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비록 치료실은 달라졌지만, 안산병원에 함께 있는 한 네 사람의 우정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19로 살얼음판 같은 시기를 보내고, 하루 수 백 명이 넘는 환자를 숨 가쁘게 맞이하며 쌓인 전우애는 어디서든 잘할 수 있도록 든든한 자양분으로 남을 테다.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거리두기 없는 나날을 함께 보내고 싶다는 네 사람.
기념사진을 남기자는 말에 카메라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밝게 웃으며 어깨를 맞댄 지금처럼 서로의 곁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함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