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 왜 나타날까

‘디지털 치매’란 휴대전화,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가 인간이 기억해야 할 정보를 대신 저장해주면서 사람의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점점 퇴화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억은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통해 강화되는데,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이 과정이 생략됩니다. 결국 우리의 뇌는 정보를 저장하고 되살리는 훈련을 하지 않게 되고, 이는 기억력 저하로 이어집니다.디지털 치매는 의학적으로 정식 질환은 아니지만,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한 20~30대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젊은 알츠하이머’라는 의미의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단축 번호가 없으면 전화를 걸지 못하고, 간단한 암산조차 계산기에 의존하며, 한자를 손으로 쓰기보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것이 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 찾기가 어렵고,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휴대전화 메시지나 키보드 입력이 익숙해지는 것도 주요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실제 치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커지며, 업무 능률까지 저하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디지털 치매는 일상의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일정 시간을 정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등 전자기기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뇌를 깨우는 생활습관

휴식 시간에는 스마트폰 대신 몸을 움직여 보세요. 가벼운 걷기나 달리기는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특히 야외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걸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뇌 건강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또 현대인들은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음악을 듣고, 메시지를 주고받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여러 일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뇌에 과부하를 주어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차근차근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뇌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해주세요. 숙면은 뇌가 하루 동안 받아들인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옮기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블루라이트와 전자파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기억 저장 기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숙면을 위해 잠들기 두 시간 전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멈추고, 방 안의 조명을 어둡게 해 숙면 환경을 조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밖에 전화번호를 단축 번호 대신 직접 입력하고, 메모는 스마트폰 대신 노트에 손으로 적으며, 길을 찾을 때는 내비게이션 대신 표지판을 살펴보는 일도 뇌를 건강하게 훈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디지털 기기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우리의 뇌를 게으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스마트폰을 조금 덜 보고, 몸을 움직이며, 스스로 기억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되찾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