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성 Prague Castle
주소 Hradcany, Prague 11908 Czech Republic
이용 시간 오전 6시~오후 10시(전체 구역), 오전 9시~오후 5시(주요 건물)
이용 요금 200~450크로나(코스에 따라 다름)
첨탑의 도시 프라하
매년 새해 달력을 펼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휴일을 찾아보는 것이다. 올해는 몇 번의 달콤한 휴일이 있을지, 심지어 그 휴일이 주말과 맞아떨어지며 연휴로 이어질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설이나 추석이 황금연휴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시기인데 올해는 추석이 개천절과 한글날 사이에 자리해 장기간의 휴가를 예고한다.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에게 주어진 동일한 시간인 만큼 국내외 여행지로 떠나는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금 먼 나라로의 여행도 가능한 때, 체코는 좋은 선택지가 된다.체코 여행은 프라하에서 시작해서 프라하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라하는 1085년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 년 넘게 체코의 중심으로 자리하는 것. 중세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사와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겪어오면서도 그 모습만큼은 변치 않고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프라하는 중세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주인공은 프라하 성이다. 이곳은 보헤미아 왕국 군주의 궁전으로 지어져 현재는 체코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프라하 성은 870년 성모 마리아 성당을 기점으로 새로운 건물들이 증축되면서 점점 더 커졌다.
흐라드차니 광장 Hradcanske namesti
기네스북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성으로 전망대부터 여러 성당과 궁전, 거리를 모두 묶어 지칭한다.프라하 성의 시작은 흐라드차니 광장에서 출발한다. 이곳은 프라하 성 입구로 바로크와 르네상스 양식의 궁전이 모여 있는 곳이다. 특히 매시 정각이면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고 정오에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은 군악대의 연주가 함께해 더욱 위엄 있다.
성 비투스 대성당은 프라하 성의 백미이자 체코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성당이다. 뾰족하고 높은 지붕이 특징인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성당 외벽에는 섬세하고도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또한 내부로 들어서면 ‘성 그리스도와 성 메토디우스’의 모습을 묘사한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되어 있는데 빛이 투과되면서 한층 더 성스럽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외에도 알록달록한 중세 집들이 모여 있는거리인 황금 소로도 놓치면 안 된다. 과거 프라하성의 병사와 집사가 거주하던 곳으로 지금은 소품샵이나 기념품샵이 들어서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22번 집은 체코를 대표하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파란색 외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가 집필한 소설책을 비롯해 관련된 여러 가지 물건을 전시 및 판매한다.
More Information
자유와 평화의 외침, 존 레논 벽
원래 평범한 벽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과 연관된 그라피티와 노래 가사, 시기별 이슈를 다룬 그림으로 채워지며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했다. 그런데 관광객이 과도하게 몰려드는 데다가 주변을 훼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019년 정비 작업에 들어가 현재는 예술가의 작품 영역과 방문객의 지정 영역으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다. 방문객은 연필이나 분필만을 이용해 오직 사랑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만 남길 수 있다.
카를교 Charles Bridge
주소 Karlův Most, Prague 11000 Czech Republic
이용 시간 24시간
이용 금액 무료
과거와 현재의 공존
프라하 성에서 내려오면 블타바강을 가로지르는 카를교를 만날 수 있다. 14세기 카를 4세의 명령으로 지어진 이 다리는 길이 약 520m, 너비 약 10m로 다리 위에는 30개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동상은 17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약 300년 동안 만들어졌으며 여러 명의 카톨릭 성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 얀 네포무츠키 동상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이어져 있다. 이유인즉 이 동상을 만지면 프라하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 때문 이다.
얀 네포무츠키는 매우 강직한 성직자였다. 왕비의 불륜을 의심한 왕이 신부인 얀 네포무츠키에게 왕비가 고해성사한 내용을 물었으나 그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고 블타바강에 던져져 죽음을 맞이했다. 아마도 자신의 본분을 다한 얀 네포무츠키의 충절과 희생을 기리며 축복을 구한다는 의미에서 이 석상을 만지면 프라하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이 생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얀 네포무츠키 동상 statue of Jan Nepomutzkynamesti
이와 같이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동상을 구경하며 카를교를 걷다 보면 마치 야외 미술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한 다리 곳곳에서는 버스킹도 열려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멀리 프라하 성과 구시가지에 어둠이 깃들며 불빛이 하나둘 켜져 잊지 못할 풍경을 선사 한다.
구시가지 광장은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는다. 고딕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등 다양한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자리해 거대한 건축 박물관이라고도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옛 시청사 건물은 구시가지 광장의 이목을 집중하는 랜드마크다. 1338년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60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터줏대감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 건물 서쪽 벽에 붙어 있는 천문 시계가 특히 유명하다. 이 시계는 1410년에 최초로 설치되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되었고, 여전히 작동하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되었다. 천문 시계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쪽 시계 판은 시곗바늘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글을 읽지 못하는 농민들을 위한 것으로 씨를 뿌리고 타작하고 추수하는 농경사회의 할 일을 그림으로 매달 알려준다. 위쪽 시계 판은 왕과 귀족들을 위한 것으로 천동설과 지동설의 원리에 따른 해와 달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구시가지 광장 Old Town Square, Staromestske namesti
주소 Staroměstské Náměstí, Prague 11000 Czech Republic
이용 시간 24시간
이용 금액 무료
매일 정확한 시간은 물론 낮의 길이나 밤의 길이까지도 알려주는데, 복잡한 숫자와 기호로 표현되어 있어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이 천문 시계의 백미는 매시 정각에 펼쳐지는 퍼포먼스다.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 인간의 탐욕과 증오를 상징하는 인형, 예수의 열두 제자, 삶을 뜻하는 수탉 등이 등장해 철학적이고도 종교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중세의 과학, 예술, 철학, 종교가 결합되어 단순한 볼거리로만 여기기엔 부족하다.
프라하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의외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체코의 조각가 데이비드 체르니의 ‘매달린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좁은 골목 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 지붕 한 켠에 위태롭게 막대를 붙잡고 있는 정신분석학 창시자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떨치지 못하는 불안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프라하 시내 곳곳에서 또 다른 예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체코의 조각가 자로슬라브 로나가 만든 ‘프란츠 카프카의 동상’은 그의 첫 소설인 <실종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카프카 탄생 120주년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빈껍데기 인간 위에 목말을 탄 카프카가 자리하고 있다.
More Information
전 세계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체코,체코를 대표하는 맥주들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세계 최초의 황금빛 라거로 맑고 투명한 빛깔에 은은한 쌉싸름함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맥주로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코젤 타크(Kozel Dark)
흑맥주의 대표 격인 기네스와 양대 산맥을 이룬다. 체코 동부의 모라비아 지역에서 생산되며 달콤하고 순하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부드바르(Budvar)
체크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양조장 맥주로 깊이 있는 풍미를 자랑한다. 미국의 버드와이저와 상표권 분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맥주가 원조로 꼽힌다.
맥주와 곁들이면 더 좋은, 진한 풍미의 체코 전통 음식
체코식 족발, 꼴레뇨
족발을 삶는 방식이 아닌, 맥주에 하루 동안 재웠다가 오븐에 바삭하게 구웠다. 조금 짠 맛이 있지만 체코식 빵인 크네들리키와 곁들여 먹으면 잘 어울린다.
소스와 소고기의 조화, 스비치코바
살짝 구운 소고기 등심을 각종 채소 및 향신료와 함께 끓인 후에 크림소스, 라즈베리 잼, 소금과 식초로 발효시킨 양배추와 곁들인다. 짭짤하고 달콤하고 신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소고기 수프, 굴라시
굴라시는 오스트리아, 헝가리에도 있지만 체코식은 대부분의 요리에 빠지지 않는 크네들리키가 같이 나온다. 육개장 같은 느낌이라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길거리 음식, 뜨르들로
체코식 전통 빵으로 나무 막대에 이스트 반죽을 빙빙 감아 구운 다음 계핏가루와 설탕을 입혔다. 빵 안에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일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체코식 크레페, 팔라친키
크레페와 같은 느낌이나 조금 더 다채로운 토핑과 단맛이 특징이다. 여러 가지 잼과 과일, 크림 등을 얹어 풍성하게 연출한다. 먹는 맛뿐만 아니라 보는 맛까지 있다.
옛 시청사 건물 Old Town Hall with Astronomical Clock
주소 Staroměstské Náměstí, Prague 11000 Czech Republic
이용 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이용 금액 300크로나
프라하 주변 근교 여행
프라하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길 권한다. 하루 정도 시간을 내면 새로운 분위기가 가득한 근교 여행을 해볼 수 있다. ‘동화 속 마을’로 불리는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기차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다. 체코에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로 중세의 건물이 완벽히 보존되어 있다. 성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붉은 지붕과 강물의 풍경은 여행 사진의 명장면으로 꼽힌다.체스키 크룸로프 성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데, 이곳의 탑도 빼놓으면 안 된다. 주황색과 청동색이 어우러져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성 자체는 고딕이나 탑은 르네상스라는 점. 다른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쿠트나 호라는 은광의 발견으로 번영했던 도시다. 지금은 인구 2만 명 정도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과거에는 프라하 못지 않았다고 한다. 중세에는 금화와 은화가 화폐로 쓰였기 때문에 은광을 통해 전성기를 누렸던 것. 현재는 은광 투어를 통해 그 시절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곳에 세계 각국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건 세들레츠 성당의 납골당 때문이다.
흑사병의 창궐과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인해 수만 구의 시신이 쌓이게 되자 급기야는 납골당 장식에 유골을 사용했고 이것이 명물이 되었다. 이곳 안내서에 따르면 ‘당신이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납골당에 들어서면 해골부터 온갖 사람의 뼈로 장식된 내부가 시선을 압도하고 무서움이 엄습하는 게 사실이다.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카를로비 바리는 피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유독 매력적이다. 14세기 중반 카를 4세가 보헤미아 숲에서 사냥하던 중 다친 사슴이 이곳 온천에 들어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다. 유럽 귀족부터 예술가 등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이고 굳이 온천에 몸을 담그지 않더라도 시음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7월이 되면 국제영화제가 열려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을 한자리에 모으기도 한다.
프라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과 국경을 맞대며 다양한 문화가 섞이게 되었고, 중세 건축물과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해 오늘에 으르고 있다. 그저 곳곳을 도시 곳곳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여행이 되고 주변 도시들까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도시로 프라하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