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교차와 외부 환경이 만드는 면역력 저하
선선한 바람과 함께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가을입니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우리 몸이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월별 그래프를 보면 일교차가 가장 큰 계절은 봄과 가을로, 심하면 9~10도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하루 중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면 우리 몸의 피부와 근육, 교감신경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여름 내내 높은 온도에 적응한 몸은 갑작스럽게 쌀쌀해지는 온도 변화에 맞서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에 공급되는 에너지 양이 줄면서 면역 기능이 저하됩니다.환절기에는 기온 변화뿐 아니라 외부 유해물질의 증가도 문제가 됩니다. 가을은 날씨 변화가 심한 계절로 대기질과 큰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변화하며 바람이 강해지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 오염 물질, 미립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한 날씨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여 연기에 노출되기 쉬우며, 가을 특유의 서늘하고 습한 날씨가 낙엽이나 썩어가는 초목의 표면에 곰팡이의 성장을 촉진하여 대기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해 물질이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이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활성산소는 다시 면역세포를 손상시킵니다. 몸속에 들어오는 외부 물질이 많아질수록 활성산소가 과다해져 면역세포가 사멸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면역세포가 줄어들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가을 환절기, 주의할 질환과 예방법
가을철 면역력 저하로 인한 대표 질환으로는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습니다. 감기는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로 인해 코와 기관지 점막이 마르면서 방어력이 떨어져 발생합니다. 콧물, 기침, 인후통, 발열 등이 나타나며, 방치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 미세먼지, 진드기 등이 코 점막을 자극해 물처럼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유발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을철 건조한 바람이 피부 수분을 빼앗아 가려움과 습진을 악화시킵니다. 긁다 보면 피부 장벽이 더 손상돼 염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 저하를 막고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생활 속 관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기온 변화에 대비해 스카프나 얇은 겉옷을 챙겨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운동은 20~30분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강도와 시간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낮 동안 활동량이 많았다면 밤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셔야 합니다. 하루 1.5~2리터 정도의 수분을 조금씩 자주 마셔 호흡기 점막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을 보충합니다. 하루 7~8시간 숙면은 피로를 회복하고 면역세포 재생에 도움을 주므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