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질병 처리 절차에 혁신을 더하다

지난 8월 1일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서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신설에 따른 개소식이 열렸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업무상 질병을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공단은 업무상 질병 판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2008년부터 전국 8개 지역(서울남부·북부, 부산, 경남, 대구, 경인, 광주, 대전)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공정한 심의를 위해 의사·변호사·공인노무사 등 노사 추천 전문가와 공익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김만식 위원장은 최근 업무상 질병에 대한 산재 신청이 2024년 기준으로 105% 이상 급격히 증가하고, 특히 경인 지역 심의 사건이 전국 대비 1.7배 크게 늘어난 시점에서 이번 신설이 신속한 심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소 소감을 밝혔다.

김만식 위원장 올해는 우리 공단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재보상 업무를 위탁받아 업무를 수행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도 첫 직장으로 공단에 입사한 지 어느덧 30년이 됩니다. 공단과 개인에게 뜻깊은 올해에 9번째로 개소하는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구성원이 된 것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08년 출범 당시 전국 6개 위원회에서 약 3,400건의 업무상 질병 사건을 심의하였으나, 17년이 지난 올해는 상반기에만 심의 사건이 13,000여 건에 이르며 특히 경기 남부권에서의 증가가 두드러집니다. 이 점을 고려해 공단본부에서 경기 남부권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신설을 추진했고 그 노력의 결실로 올해 경기 남부권의 지역적 중심인 수원에 판정위를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경기 남부권 근로자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고 신속한 산재 인정 여부 심사가 가능하게 되어 기대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업무상 질병 처리기간 단축 기대

과거에는 사업장 사고 등으로 인한 산재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정신질환, 근골격계 질환, 뇌·심혈관 질환 등 업무상 질병이 크게 늘고 있어 이번 개소로 산재 환자뿐 아니라 많은 지역 근로자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무엇보다 업무상 질병은 개인적 및 환경적 원인, 기존 질병, 유해 인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개입돼 있으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또 근로자가 업무에 내재하거나 동반되는 각종 위험·유해 요인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질병도 있어 인과관계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김만식 위원장은 다변화하는 질병 심의 사건에 맞춰 공정하고 신속한 심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도 의학·법률·산재보험 업무·인간공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공정성을 높여 왔지만, 여기에 더해 공단의 핵심 추진 사항인 PM(Process Modernization) 제도를 통해 신속한 심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업무상 질병으로 고통받는 근로자가 최대한 빠르게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아 안심하고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의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김만식 위원장 이제 시작인 만큼 우리 직원들에게도 건강과 멘탈 관리를 잘하라는 조언을 전하고 싶습니다.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 오기 전 공단 지사에서 업무상 질병과 관련한 민원 업무를 수행해 왔고, 또 업무 능력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온 구성원들이기에 이번 출발을 누구보다 잘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의 업무량이 매우 많고 또 외부 전문가의 눈높이에 맞는 심의안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건강과 마음을 튼튼하게 지키길 당부드립니다. 판정위 개소와 관련해 세심하게 신경 쓰며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신뢰로 나아가는 판정위

업무상 질병이 꾸준히 증가하는 당분간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무척이나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개소와 함께 김만식 위원장이 먼저 구성원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살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공단의 모든 기관이 그러하듯 ‘근로자의 근로 복지’를 최선의 목표로 삼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나아가고자 한다. 판정위 모든 직원들은 심의 회의에 앞서 사전 검토 회의를 개최해 심도 깊은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확인을 통해 최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보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업무상 질병 판정을 통해 국민 모두가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편 공단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상 질병 처리를 위해 최근 이사장 직속으로 ‘업무상질병개선추진단’을 발족해 업무상 질병 처리 단축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하는 모든 사람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일하는 삶을 보호하고 행복에 기여하는 ‘일하는 사람의 행복 파트너’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길 바란다.

Mini interview

공정성을 기반으로, 가까운 ‘친구’ 같은 질판위

운영지원부
강부민 차장

산재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공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철저히 준수해 어떤 경우에도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하고, 환자들이 어디에서도 같은 수준의 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내부 인력의 전문성 향상은 물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평가의 질을 높이는 데도 힘쓸 예정입니다. 경인남부질판위가 개소함에 따라 경기 남부권 산재환자들은 기존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판정위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거리 이동이 어렵거나 생계 때문에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도 편하게 방문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언제든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기관으로, 따뜻한 공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산재환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마이크’가 되겠습니다

운영지원부
이설희 과장

경인 남부지역은 산업단지의 중소 제조업체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밀집해 있어 산재 신청 건수와 질병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특수성이 강한 만큼 한 가지 기준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사례별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실무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산재 심의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싶습니다.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산재환자들이 복잡한 서류 준비를 혼자 하기에는 벅찬 경우가 많습니다. 판정위가 그런 부담을 덜어주고, 환자들이 직접 회의에 참여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행정의 장벽은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저희 판정위는 비록 약하고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 같은 존재로서, 산재환자의 권리를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