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대한민국 산재간호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1989년에 처음 동해병원에 입사하셨다고 들었어요.
벌써 36년이 지났네요. 현재는 건강관리부 검진실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환자실, 인공신장실, 가정간호사실, 수술실, 외과·내과 병동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만난 환자와 동료들의 얼굴이 새삼 떠오릅니다. 언제나 신뢰를 바탕으로 환자 및 보호자와 소통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일하려 노력해왔습니다. 지금은 검진센터에서 안내와 상담을 맡으며, 타 부서와의 협업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이 무척 뜻깊으실 텐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러움과 함께 책임감도 느낍니다. 제가 잘한 일보다는 늘 함께 해준 동료와 선후배 덕분에 주어진 결과라고 생각해요. 간호사로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 있는 이들의 곁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따뜻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이렇게 큰 상으로 다가와 감사하면서도, 더욱 겸손한 마음도 듭니다. 따뜻한 응원으로 저를 항상 지지해준 선후배 그리고 가족이 있어 흔들리지 않고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환자와 수검자 분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간호로 보답하겠습니다.
수상이 있기까지 그동안 병원과 환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2024년 건강관리센터 검진팀장으로 근무하며 직원 교육과 업무 개선에 집중한 기억이 납니다. 팀 내 소통과 협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 종합검진 실적이 산하병원 1위, 예방접종 실적도 1위, 산업보건사업은 인원과 수익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해 산하병원 2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본부 QI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대기 시간 단축과 수납 시스템 개선 등 고객 중심의 검진 환경을 마련한 기억도 뜻깊습니다. 지역사회 의료지원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코로나19 대응, 검진기관 실적 확대, 공공보건 서비스 제공 등을 수행했고, 건강관리센터의 전화 만족도도 꾸준히 향상시켰습니다. CS강사, QI 활동, 자격 취득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정기후원과 국내외 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는 등 현장 중심의 실천과 팀워크, 헌신이 오늘의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공단 간호사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2025년 대한민국 산재간호대상을 수상한 순간입니다. 36년 직장인이자 임상간호사로서 최고의 상을 받게 되어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2022년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담병동을 운영하던 기억도 잊히지 않습니다. 영월에서 병동에 도착한 환자 분이었는데, 임종 직전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가족도 없이 쓸쓸히 마지막을 맞이하는 환자 분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드리며, 곁에서 조용히 기도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간호사로서 맞은 임종을 마주해 왔지만 코로나19 시기에는 더욱 생명의 존엄을 느끼며, 앞으로도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예의를 다하고자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깊게 새기게 되었습니다. 정선병원에서 뵌 환자분을 태백병원에서 다시 만난 적도 있습니다. 저를 직접 찾아오셨다는 환자분이 제 손을 꼭 붙잡고 “우리 간호사님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신 순간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최근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현재 가장 열중하거나 관심을 갖는 일은 무엇인가요?
수검자 한 분, 한 분에게 진심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나설 때 기분 좋고 가벼운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친절하고 정중한 태도로 응대하고자 늘 마음을 다하고 있어요. 동료들과도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하고자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해내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고,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이번 수상에 특히 감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나요?
저와 함께 애써 주는 동료와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님들께 감사합니다. 또 직원들이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병원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병동과 각 부서간 소통과 협력으로 병원의 다양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주시는 간호부장님에게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긴 시간 동한 한결 같은 믿음과 사랑으로 응원해준 가족, 특히 친정 어머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산재간호사로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간호사로 일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때로는 대면 상담 중 갈등이 발생하거나 의사 소통의 어려움으로 힘든 순간도 있지요.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한 템포 쉬며 상황을 차분히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숫자를 셈하듯 마음속으로 천천히 정리한 후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태도를 갖는다면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양순 간호사님은 앞으로 어떤 간호사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마음을 살필 줄 아는 다정한 간호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작은 배려와 존중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그 시작이 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환자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간호사, 말보다 행동으로 진심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