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과 술, 혈중 내 중성지방농도 주의해야

췌장은 흔히 이자라고도 불리는 소화기관으로 우리 몸에서는 크게 외분비와 내분비 기능을 합니다. 외분비 기능은 소화효소가 포함된 소화액을 만들어 췌장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데, 췌장 효소는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소화를 돕습니다. 내분비 기능은 주로 혈액의 당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췌장 내 비활성화 상태의 소화효소가 활성화되어 췌장 조직을 손상시키면 이를 췌장염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담도 내 5mm 이하의 작은 담석, 술 그리고 혈중 내 중성지방농도가 높은 경우입니다. 물론 이 밖에도 췌장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많습니다.
담낭 안에 작은 담석이 담도 내로 내려오면 췌장 소화액이 흐르는 입구를 막아 췌장염을 유발합니다. 또 잦은 음주는 췌장 조직 내 비활성화 상태의 소화 효소를 자극해 조직 내에서 췌장 효소가 활성화되어 췌장 조직을 소화시키고 췌장염을 유발합니다. 마지막으로 혈중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높으면 췌장 내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조직에 손상이 오고 이로 인해 췌장염이 발생합니다.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나뉩니다. 급성췌장염은 앞서 설명한 여러 원인으로 인해 췌장에 염증이 생기며 손상된 상태로 적절한 치료만 하면 암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없습니다. 급성췌장염 중 염증이 너무 심하면 췌장 조직이 일부 죽는 괴사성췌장염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암과는 무관합니다. 그러나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의 위험인자입니다. 만성췌장염은 급성췌장염이 반복되면서 결국 췌장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조직이 위축되고 췌장 내 석회화나 췌석이 생긴 상태로서 오래 염증이 반복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염증이 반복되면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만성췌장염 환자에게 췌장암이 발병할 가능성은 5%가 넘습니다. 또 만성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음주 습관입니다. 급성췌장염의 재발률은 20~27%입니다. 특히 알코올성 췌장염의 재발률은 46%에 이릅니다. 그러므로 잦은 음주, 폭주 등은 삼가야 합니다.

적극적 치료와 관리로 예방하는 만성췌장염

췌장염의 치료에는 3대 원칙이 있습니다. 췌장의 휴식, 통증의 조절, 초기 적극적 수액 투여입니다. 예전에는 췌장의 휴식을 위해 오래 금식을 했지만, 최근에는 장의 마비나 심한 통증이 없다면 금식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췌장염이 초기에는 췌장 부종과 염증으로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어 심한 상복부 통증과 등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합니다. 무엇보다 췌장 조직이 죽는 괴사성 췌장염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초기에 과량의 적극적 수액요법을 통해 췌장 내 적절한 혈류 공급과 혈액 순환을 유지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급성췌장염 환자는 응급실로 내원하기 때문에 이런 적극적 수액 치료는 응급실에서부터 시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환자는 췌장염이 경미해 적절한 수액치료만으로 호전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 특히 고령, 비만 그리고 심장이나 신장 질환을 가진 경우 심한 췌장염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심한 췌장염은 췌장 조직의 일부 괴사와 췌장 주변 지방 조직으로 염증이 파급되어 복강 내 조직이 괴사되고, 이 부분에 큰 액체가 고이는 가성낭종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가성낭종이 주변 조직을 압박하거나 괴사된 조직 내 세균 감염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개복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의 수술이 위험도가 높아 초음파 내시경을 통해 가성낭종 내 스텐트를 삽입하는 가성낭종 배액술을 시행합니다. 또 복강 내로 내시경을 삽입하여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는 내시경 치료 기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췌장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담석, 잦은 음주, 혈중 고중성지방혈증입니다. 그리고 췌장염이 발생하였을 때 심한 췌장염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 요소 중 비만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술 마시는 빈도를 줄여야 합니다.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주도 금물입니다. 고지방식이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로 식사하세요. 건강한 단백질 섭취도 필요합니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으로 복부 내 지방을 줄이고 적절한 체중관리를 하면 췌장염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담낭 내 담석이 있다면 담낭염이나 췌장염이 발생하지 않는지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췌장염을 발견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나 혈액 검사를 자주 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