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곳
많은 여행자가 꼽는 다낭의 매력 중에는 비행기 편수가 많다는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대형 항공사와 저가 항공사가 모두 인천, 부산, 제주 등 여러 지역에 직항 노선을 마련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매일 20여 개 넘는 항공편을 원하는 때에 맞춰 합리적으로 고를 수 있는 것. 또한 상황과 형편, 취향과 선호에 맞는 고급 호텔부터 실속형 호텔까지 다양하다. 더욱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베트남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니 숙식에 대한 만족도가 고루 높다.
다낭에 도착하면 시내 구경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다낭 도심을 중심으로 주변 도시로 범위를 넓히면서 여행 동선을 계획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시내 구경은 흥부엉 거리에서 출발한다. 다낭의 중심지로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오토바이 부대를 직접 대면할 수 있다. 처음에는 오토바이 부대의 모습이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나름 규칙과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흥부엉 거리에서 제일 먼저 인증샷을 찍어야 하는 곳은 바로 다낭 대성당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핑크빛 벽을 만났다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베트남은 1883년부터 1945년까지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는데, 그 시기 만들어졌다. 1924년 완성된 이곳은 70미터 높이의 주탑이 작은 탑들로 둘러싸인 형태가 인상적이며 주탑 꼭대기에는 닭 모양의 풍향계가 달려 있다. 성당 내부는 소박하고도 위엄이 넘치고, 성당 뒤편으로는 성모마리아 상이 놓여 있는 작은 인공 동굴도 자리하고 있다.
서울의 한강처럼 다낭에도 한강이 있다. 다낭의 남과 북을 가로질러 흐르며 총 5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이 중에서 용의 형상을 한 다리가 가장 인기가 많다. 2013년 개통했으며 6개의 차로와 2개의 보행로로 총길이 666미터에 이른다. 노란 용이 다리를 휘감고 있는 형상인데 매주 주말 오후 9시가 되면 용의 입에서 불과 물을 뿜는 쇼가 펼쳐진다. 유람선을 타면 가까이에서 쇼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한강 주변의 노천카페에서 여유 있게 감상하는 것도 좋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참 조각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2세기부터 15세기까지 베트남 중남부에 번성했던 참파 왕국의 예술품을 집대성하고 있다. 참파의 후예는 현재도 이어져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참 조각 박물관의 전시물은 대부분 힌두교와 불교에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유려한 곡선과 섬세한 세공을 통해 신화적인 예술미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1916년 문을 열었으며 당시에는 박물관이 아닌 조각 공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936년 참파 왕국의 수도였던 짜끼에우에서 다량의 유물이 발견되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전시물이 짜끼에우, 동드엉, 탑맘 등 출토된 장소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관광 명소를 돌아보다가 중간중간 카페에 들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베트남은 더운 나라라 여행 중에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금세 지치고 만다. ‘1일 2카페’는 필수라고 이야기할 정도. 콩 카페(Cong Caphe)는 한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다낭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국적이고 빈티지한 분위기라 머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커피 가격도 착하다. 코코넛 커피는 콩 카페의 대표 메뉴로 시원하고 달콤한 코코넛 스무디에 진한 블랙커피를 더했다. 한 모금 마시면 피로가 확 풀리는 듯하다.
보통 커피 하면 브라질이 유명하다고 알고 있지만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 국가로 꼽힌다. 브라질이 부드럽고 섬세한 아라비카 품종이 대표적이라면 베트남은 진한 맛과 향에 카페인 함량이 높은 로부스타 품종이 주를 이룬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연유가 쏘울푸드로 꼽히는데 이 둘의 조합이 바로 카페 쓰어다(Caphe Suada)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로부스타 품종의 커피를 그대로 마시면 부담스럽기 때문에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커피에 우유를 넣어 마시던 프랑스인들을 참고해 커피에 연유를 넣어 마셨고 여기서 카페 쓰어다가 탄생했다. 카페 쓰어다의 맛이 궁금하다면 스타벅스의 돌체라떼를 떠올리면 된다. 카페 쓰어다는 베트남에 방문했다면 반드시 마셔야 할 음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의 깊은 풍미에 기분 좋은 단맛이 입가에 머물면서 베트남에 대한 애정이 높아질 것이다.
신비하고도 경이로운 풍경 속으로
가장 높은 수산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는데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과 불교사원 등이 자리해 볼거리가 많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 동굴에 들어서면 하늘로 난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와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에 오르면 나머지 네 개의 봉우리를 비롯해 다낭 시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단, 전망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100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게 좋다.
미케비치는 지난해 글로벌 여행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가 꼽은 ‘아시아 최고의 해변’ 중에서 8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20킬로미터에 달하는 길고 부드러운 백사장에 적당한 수온과 파도가 다양한 해양 레저를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게 인기의 이유다. 카약, 서핑, 제트스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패러세일링도 추가되었다. 굳이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지 않더라도 비치베드에 누워 쉬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오전에는 미케비치에서 바다를 만끽하고 오후가 되면 주변 스파를 찾아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사실 에메랄드빛 그림 같은 바다를 상상하고 미케비치에 온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한 번쯤 와봤을 법한 평범한 바다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고기잡이를 준비하는 어부들과 작은 어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휴식 너머의 치열한 삶을 통해 사색의 시간을 갖게 된다. 끝없이 이어진 해안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자신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너른 바다 위로 펼쳐지는 장엄한 일몰도 놓칠 수 없는 감상 포인트.
1 오행산(Marble Mountain)
주소 Hoa Hai, Ngu Hanh Son, Da Nang Vietnam
이용 시간 오전 7시~오후 5시
홈페이지 https://nguhanhson.org
바나힐은 호텔과 리조트, 레스토랑과 스파를 비롯해 다양한 어트랙션 등이 갖춰져 있고, 시간대별로 여러 가지 이벤트가 열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게 된다. 또한 해발 1,400미터 구간에는 두 개의 거대한 손 모양의 암석이 떠받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다리를 만날 수 있다. 골든브릿지라 불리는 이 다리는 길이만 150미터에 달하며 바나힐의 마르세유역과 에던 정원, 사랑의 정원을 연결하고 있다. 2018년 이 다리가 공개되었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골든브릿지 덕분에 다낭행 국제선 항공편이 증가하고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2 바나힐(Ba Na Hills)
주소 TL 602 Hoa Ninh Hoa Vang, Da Nang Vietnam
이용 시간 오전 7시~오후 10시
홈페이지 https://banahills.sunworld.vn
후이안 구시가지(Hoi An Ancient Town)
주소 Phuong Minh An, Hoi An, Quang Nam, Vietnam
이용 시간 오전 8시~오후 9시 30분
홈페이지 http://www.hoianworldheritage.org.vnn
후에왕궁(Hue Imperial City)
주소 Thanh pho Hue, Thua Thien Hue, Vietnam
이용 시간 오전 7시 30분~오후 5시
홈페이지 http://hueworldheritage.org.vn
가보지 않으면 후회막급, 호이안과 후에
호이안은 다낭 대성당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35분 후 도착한다. 항구 도시 호이안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바다의 실크로드’라 불릴 만큼 번성한 국제 무역 중심지였다. 동서양의 상인들이 오갔으며 마을을 형성해 거주하기도 했다. 그렇게 명성을 이어오다가 무역의 중심이 점차 다낭으로 이동하며 호이안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그 덕분에 호이안은 베트남에서 일어난 여러 전쟁의 피해에서 빗겨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다. 중국풍 목조 상점과 프랑스식 건물, 일본식 다리 등이 잘 보존된 호이안 구시가지는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호이안 구시가지는 낮보다는 밤이 더 매력적이다. 강 위에서 배를 타고 초를 띄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으로 인해 매일 밤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것. 낮에 갈 곳이 없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화창한 낮에는 안방비치에 가면 된다. 최고의 서핑 스폿으로 주변 가게에서 서핑 장비 렌탈부터 강습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낭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후에는 기차로 세 시간 남짓이면 이동할 수 있다. 한국의 경주와 같은 도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가 이곳을 수도로 삼고 베트남을 통치했다. 응우옌 왕조는 1802년부터 1945년까지 집권했는데 후에 곳곳에는 이들의 숨결이 남아 있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에왕궁은 응우옌 왕조가 머물던 곳이다. 중국의 자금성을 모델로 만들어졌으며 웅장한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당시 얼마나 화려했을지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한편, 응우옌 왕조는 143년에 달하는 통치기간 동안 13대에 이르는 황제가 재위했는데 그들의 무덤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다낭은 ‘대한민국 다낭시’라 불릴 만큼 한국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리적인 위치나 저렴한 가격도 분명 선택의 이유가 되겠지만 정감 어린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을 여행 중에 자주 목격할 수 있다는 점도 선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묵묵하고도 성실하게 삶을 일구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반추하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결코 녹록하지 않지만 푸른 바다와 초록의 숲에서 긍정의 기운을 얻으며 베트남 현지인도, 여행자도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스트레스를 비워내고 설렘을 채우는 곳, 그것만으로도 다낭은 충분한 멈춤의 이유가 된다.
입안 가득 행복이, 이것만은 꼭 맛보고 가요!
베트남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쌀을 주식으로 하며 채소를 많이 사용하고 각 재료가 균형을 이루도록 조리하는 방식이 한국 음식과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낭에서 반드시 맛보아야 할 메뉴를 추천한다. 현지의 맛은 한국에서 먹던 그 맛과 분명 다르다
바삭하고 촉촉한 바게트에
각종 고기와 채소 등을 가득 넣은 샌드위치로
노점에서 파는 단골 메뉴로 꼽힌다.
베트남 음식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메뉴. 소고기를 넣은
쌀국수로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돼지고기를 다져 소시지처럼
모양을 내 꼬치에 끼워 구운 것. 반쎄오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천연 과일과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언뜻 불량 식품처럼 보이지만 깊고 부드러운 맛에
놀라고 계속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