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국립 오페라
살기 좋은 도시, 일하기 좋은 도시
글로벌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매년 발행하고 있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이 ‘살기 좋은 도시 지수 평가’에서 173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인프라, 교육, 의료복지 등 여러 방면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100점 만점에 98.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빈의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시 면적의 50%가 녹지로 시대가 변하며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숲은 고집스레 지켜왔다. 또한 16세기부터 시작된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향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명소가 도시 곳곳에 다수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고전 음악의 대가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웠으며 그 아름다운 유산을 잘 간직해 지금도 여전히 세계적인 음악 도시로 꼽힌다.
오랜 역사와 문화, 고유한 정취를 품은 빈은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물론 빈 사람들에게 이 도시는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닌 매일의 일상이 반복되는 삶터이기 때문에 그리 낭만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일과 삶을 정확하게 분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은 이곳 사람들의 ‘낭만 지수’를 유지하게 하는 튼튼한 토대로 자리한다.
빈 사람들은 일과 삶에 있어 명확한 구분을 가지고 있다. 정해진 근무 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며 금요일이 되면 이른 퇴근으로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 주당 40시간 근무가 원칙이나 대부분 기업이 단체 협약을 통해 주당 38시간 근무를 유지한다. 부득이한 경우, 초과 근무를 할 수 있지만 1일 최대 10시간을 넘지 않으며 주당 50시간도 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는 의미의 ‘칼퇴’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퇴근 시간은 응당 칼같이 지키니 말이다.
이와 같은 노동의 원칙은 업무 성과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빈 사람들은 보통 1년에 2회 자신의 업무 성과를 평가받는다. 그 결과를 통해 연간 2회 보너스를 받는데, 보너스는 월 급여 100%를 기준으로 최소 그만큼이거나 그 이상을 제공받는다. 이렇게 보상에 있어 철저하기 때문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있으면 이직하는 일도 흔하다. 인간적인 관계나 상황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오직 원칙과 기준에 의해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자칫 일터가 삭막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누구나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합리적으로 수용한다.
빈은 긴 시간 속에서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개선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체 가구의 60% 정도가 보조금이 지원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살면서 안정적인 주거를 누릴 뿐만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십분 발휘해 업무에 임하고, 생활인으로서 가정의 울타리를 지키며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이 평화로운 균형을 유지하며 오늘 하루를 성실히 일군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여름 별장인 쇤브룬 궁전.
매년 도시 곳곳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화려하고도 정교한 중세의 아름다움
빈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바로 슈테판 대성당이다. 이 대성당은 마치 파리의 개선문처럼 도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빈의 시작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슈테판 대성당이란 이름은 최초의 순교자로 알려져 있는 성(聖) 슈테판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길이 107m, 폭 34m의 위용을 자랑하는 슈테판 대성당의 특징은 약 23만 개의 타일로 덮인 지붕이다. 지붕 남쪽에는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와 오스트리아 제국의 마크를 새겼고 지붕 북쪽에는 빈과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문장을 새겨두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열리기도 했다. 1782년에는 모차르트의 결혼식이 있었고, 1791년에는 모차르트의 장례식이 있었다. 매년 12월 31일 빈 사람들은 슈테판 대성당 앞 광장에 모여 새해를 맞이한다. 와인을 마신 다음 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고 자정이 되면 서로 키스한다.
이곳에 오면 탑에 꼭 올라가 봐야 한다. 북측 탑은 엘리베이터로, 남측 탑은 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는데 높이가 137m에 달하며 계단 343개를 따라 꼭대기에 올라가면 슈테판 대성당의 아름다운 지붕과 빈 시내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또 다른 장소는 쇤브룬 궁전이다. 도심에서 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궁전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여름 별장이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트리아를 거점으로 중부 유럽의 패권을 휘어잡았던 세력이다. 그 대단한 위세를 쇤브룬 궁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쇤브룬’은 ‘아름다운 우물’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왕가의 식수를 공급하던 샘이 있었다고 한다. 1683년 전쟁으로 당시 궁전이 파괴되자 실권자였던 레오폴드 1세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을 능가하는 작품을 짓기 위해 노력했고 1743년이 되어서야 완성했다. 이때부터 이곳은 합스부르크 가문이 여름만 되면 방문하는 장소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예술을 즐기고 문화와 정치를 논했다. 쇤브룬 궁전에는 1,441개의 방이 있는데 현재는 그중 40개만 개방한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태어나고 죽은 곳, 그의 부인 시시 황후가 머물던 곳, 모차르트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 곳 등 방마다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쇤브룬 궁전을 둘러싼 공원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인 쇤브룬 동물원도 자리하고 있으며 매년 여름이면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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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급여
* 1년 14회의 월급
- 연간 12번의 월급과 2회의 보너스로 구성
- 정규 월급에 6월과 11월 보너스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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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노동시간
* 연간 1,442시간
- 주당 40시간 근무, 보통은 38시간 근무
- 6시간 이상 근무 시 30분 휴식 보장
- 초과 근무 시 1.5배 내외의 임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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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대성당(St. Stephen's Cathedral)
오스트리아 최고(最古)의 고딕식 성당
주소 Stephansplatz 3, Vienna 1010 Austria
홈페이지: www.stephanskirche.at
쇤브룬 궁전(Schönbrunn Palace)
베르사유 궁전과 함께 손꼽히는,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
주소 Schlosstrasse 47, Vienna 1130 Austria
홈페이지: www.schoenbrunn.at
벨베데레 궁전(Belvedere Museum)
미술관으로 사용되는 궁전,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작품 전시
주소 Prinz-Eugen-Strasse 27, Vienna 1030 Austria
홈페이지: www.belvedere.at
빈 국립 오페라 극장(Wiener Staatsoper)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본거지,
매년 300여 회의 공연이 펼쳐지는 극장
주소 Opernring 2, Vienna 1010 Austria
홈페이지: www.wiener-staatsoper.at
보고 듣고 걸으며 예술적 감흥을 높이다
‘벨베데레’는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경치’를 뜻한다. 1714년부터 1723년까지 지어진 벨베데레 궁전은 중앙의 정원을 중심으로 상궁과 하궁으로 나뉘어져 있다. 당초에는 궁전이었지만 지금은 오스트리아 국립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궁에는 오스트리아 현대 미술품을 전시해 놓고 있으며 하궁은 중세와 바로크 시대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와 ‘유디트’다. 미술책에서만 봤던 작품을 실제로 마주하는 감동은 기대 이상일 터. 또한 정원 산책도 놓치지 말길 권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만났던 작품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거닐면 작품의 감동이 다시 한번 밀려온다.
빈에서 예술적 감흥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1869년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초연된 이래 매년 300여 회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 마련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200유로가 넘는 공연인 데다가 일찌감치 예매하지 않으면 자리를 찾을 수 없지만 행운이 함께한다면 공연 당일에 입석 전용 티켓 박스에서 5유로만 내고 싸게 감상할 수도 있다.
예술적 감흥을 한껏 충전하고 나서는 케른트너 거리에서 도시 구경을 해보는 것도 좋다.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슈테판 광장까지 길게 뻗어 있는 도로로 빈의 명물 디저트로 알려진 초콜릿케이크 자허토르테를 판매하는 상점을 비롯해 각종 브랜드숍과 카페, 레스토랑이 이어져 있다. 길 전체가 보행자 전용 도로로 자유롭게 걸을 수 있으며 거리 곳곳의 아티스트 공연도 재미를 더한다. 빈이 왜 예술의 도시인지 거리 공연의 수준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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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휴가
* 1년 근속 시 5주 유급 휴가
- 10년 이상 근무 시 1년에 2일씩 추가
- 여름과 크리스마스 기간에 주로 사용
오스트리아 일·가정 양립 제도
* 자녀 육아를 위한 다양한 혜택 지원
- 2년간의 유급 육아휴직 보장,
추가 1년은 무급 육아휴직 가능- 자녀가 만 7세 이하인 여성은 주당 20시간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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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른트너 거리(Kaerntnerstrasse)
보행자 전용 도로로 각종 상점이 밀집한
빈 최대 번화가 중 하나
주소 Kärntner Str. 32-34, Vienna 1010 Austria
천천히 느리게 도심 풍경에 반하다
빈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프라터는 주인공 셀린과 제시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 대관람차가 있는 놀이공원이다. 1766년 황제 요제프 2세가 이 지역을 레저센터로 빈에 기부하기 전까지 황실 사냥터로 쓰였다고 한다. 뉴욕 센트럴파크 2배에 이르는 녹지가 조성돼 있어 빈의 허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빈 시내 구경을 할 수 있는 대관람차부터 회전목마, 꼬마열차, 롤러코스터 등 놀이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다. 사실 이곳은 관광객들도 좋아하지만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도심 속 휴식처다. 넓은 초원의 나무 그늘 아래서 한가롭게 피크닉을 즐기는 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빈에서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도 만날 수 있다. 높이 252m의 다뉴브 타워가 그 주인공. 1962년 빈 국제 가든쇼의 일환으로 세워졌으며 타워를 중심으로 공원이 둘러싸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초 남짓 지나면 도심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에 도착한다. 왈츠의 왕으로 꼽히는 요한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에 등장하는 강이 바로 타워 아래로 길게 펼쳐진 다뉴브강이다.
다뉴브 타워에 올라 마치 숨은그림찾기 하듯 빈의 명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슈테판 대성당, 쇤브룬 궁전이 미니어처처럼 작게 보인다. 특히 빈의 야경을 보는 것도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예술과 일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빈의 매력을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음미하길.
빈 곳곳에는 푸르름과 아름다움이 흘러넘친다. 고단한 오늘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하는 이 긍정의 에너지가 빈 사람들의 얼굴에 잔잔한 웃음과 여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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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터(Prater Park)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
주소 Riesenradplatz 2, Vienna A-1020 Austria
홈페이지: www.praterwien.com -
다뉴브 타워(Danube Tower)
빈 시내 야경을 감상하는 포인트
주소 Donauturmstrasse 4, Vienna 1220 Austria
홈페이지: www.donauturm.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