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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산재사고

누구보다 튼튼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그였기에, 건강만큼은 늘 자신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며 일했던 것 또한 튼튼한 몸과 젊음이 큰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매장 관리를 하던 어느 날 산재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담당하던 매대 행사가 끝나고 현수막을 제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던 중이었다. 사다리를 오르다 내려오는 과정에서 뒤꿈치에 강한 충격이 찾아왔다. 통증은 뒤꿈치에서 허리로 이어졌다. 곧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무거운 짐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에서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채대근 님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일하던 시기였어요.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죠. 마비 증상이 점점 심해져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통증으로 왼쪽 다리마저 움직이기 힘들어졌죠.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병명을 들었을 때는 이미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어요.”

병원에서 산재 안내를 받고 채대근 님은 곧바로 당시 근무지가 있는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를 찾았다. 살면서 ‘산업재해’라는 말을 접해본 적도 없었기에 무엇을 상담해야 할 지도 잘 몰랐다고 그는 말했다. 지사에 찾아가 상황을 설명한 후 앞으로 남은 치료와 재활에 대해서 의견을 구하자 마침 근로복지공단 병원에서 직업 재활 특진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원직으로 복귀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그는 곧바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 입원했다.

채대근 님 “수술 통증보다 수술 후 후유증이 더 괴로웠어요.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지만 다시 걸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죠. 제 고향인 대구에 아픈 몸으로 돌아왔다는 절망감 때문에 입원 후 한 달 간은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입원 후 시간이 지나자 점차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저보다 더 큰 사고를 겪은 산재환자도 있었고, 재활 끝에 다시 회사로 복귀하는 분도 봤죠. 무엇보다 저를 반갑게 맞아주던 대구병원 의료진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실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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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치료에서 직업재활까지,
원직복귀를 향한 의지

채대근 님은 입원당시 추간판 파열로 허리통증 외에도 체간 및 하지관절가동범위 감소, 우측 하지 근위축으로 정상적인 보행과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 대구병원 입원당시 조현민 대리가 손상부위에 대해 1:1 수기 치료 및 집중재활치료를 제공하였으며, 직장복귀를 위한 작업능력평가 결과 무거운 물건을 들고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환자의 원직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가 강해 류제성 과장과 성준모 과장은 작업능력강화훈련을 담당하는 동안 작업기능과 수행에 관련된 신체능력향상 및 원직복귀를 위한 모의작업 훈련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수중치료를 담당한 김주학 대리는 수영에 참여하며 활동적으로 변해가던 채대근 님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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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학 대리 “수중 치료를 통해 소도구 운동과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걸음의 불편함 때문에 표정이 많이 어두우셨어요. 다행히 사고 전에도 수영을 즐겨하셨다고 말씀하셔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중 치료를 권해드렸습니다. 역시나 물에 들어가니 적응도 빠르고 증상도 점차 호전되는 게 보였죠. 처음에는 지팡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셨지만 점차 독립적인 보행을 위해 노력해나갔으며, 수중 프로그램이 끝나갈 즈음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과 동작으로 모든 운동에 적극 참여하셨습니다.”

조현민 대리 “근골격계치료실에서는 통증을 줄이는데 집중했습니다. 도수 치료를 병행하며 높은 높이에서 낮은 높이로, 하기 쉬운 동작에서 어려운 동작으로 점차 허리 훈련을 진행했고 정상 보행을 위해 우측 하지 및 발바닥 근력 강화운동 등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갔습니다.”

류제성 과장 “작업능력강화훈련실 방문 당시 우측 하지의 위약이 여전히 존재하였으며 보행 및 원활한 하지 사용에 어려움도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작업능력강화훈련실에서는 신체능력을 회복시키는 훈련 및 직장에서 실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동작 및 어려움이 예상되는 동작들을 미리 수행해보고 익숙해질 수 있도록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아직은 원직장에 복귀해 직무를 수행하는데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강화훈련 시작 전에 비해 근력, 균형능력, 민첩성, 균형능력 등 직무 수행을 위한 기능이 향상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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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나누다, 용기를 전하다

채대근 님은 매일 꾸준히 재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 입원하며 다른 환자의 사례를 접하고 소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산재를 극복하고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 근로복지공단 병원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자신처럼 산재 후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블로그나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도 시작했다. 병원에서 얻은 힘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채대근 님 “재활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된 결혼식을 올렸어요. 사고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내색 한번 하지 않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누구보다 행복하고 당당한 결혼식을 완성하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대구병원 치료사 선생님들이 나서서 결혼식 입장에서 맞절까지, 자세 연습을 도와주셨고요. 노력한 끝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당당히 입장하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건강하게 지내다 사고를 겪었을 때 그 절망감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혼자라는 생각뿐이죠. 그 절망에서 저를 건져 올려준 건 아내와 대구병원 의료진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고, 자기 몸처럼 회복시키기 위해 도와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대구병원에 입원하던 당시에는 휠체어를 타고 왔던 그는, 회복을 위해 한 달 동안이나 자신을 들춰 업고 재활 치료를 하던 치료사들의 땀방울을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산재를 겪는 누구나 근로복지공단 병원이라는 든든하고 따뜻한 동행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전했다.

성준모 과장 “채대근 님은 산업재해 전까지 꾸준히 운동하며 누구보다 튼튼한 몸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렇기에 산재 후 신체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 더 큰 절망감을 느끼셨겠지요. 하지만 퇴원한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새벽 치료를 위해 충주에서 대구까지 오가고 계세요. 강화훈련실의 운동이 버거울 법도 한데 늘 웃는 얼굴로 열심히 임하고 계십니다. 대구병원에서 집중재활치료를 받으시던 그 모습 그대로 꾸준히 재활을 이어가신다면 분명 건강하게 원직에 복귀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 날을 기대하며 항상 꽃길만 걸으시기 바랍니다.”

처음 산재를 겪으면 온갖 안 좋은 일이 왜 나에게만 찾아왔을까, 불행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은 앞으로도 명품재활병원으로서 우수한 의료진과 다양한 재활장비, 재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산재근로자의 곁에서 동행하고자 한다. 산재근로자를 위한 집중재활치료에서 재활 스포츠, 수중 치료, 직장복귀훈련까지. 산재라는 절망에서 원직 복귀라는 희망으로 견인해 줄 이들이 곁을 지켜줄 것이다. 흐렸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맑게 개인날을 향해 매일 한 발짝 나아가는 채대근 님의 앞날에 대구병원과 함께 축복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