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 형상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https://operaen.no/en
행복을 만드는 제도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노력
노르웨이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맑고 깨끗한 피오르드와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오로라를 꼽는다. 이 두 가지를 직접 보기 위해 여행을 가고 싶다고들 한다. 그런데 천혜의 자연만큼이나 인상적인 건 바로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합리적이고도 현명한 제도를 만들고 그것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 워라밸 강국으로 꼽히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노르웨이의 기업에선 ‘경쟁’보다는 ‘협력’을, ‘수직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중시된다. 성별이나 나이, 직급을 막론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사회생활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서열과 질서로 인한 스트레스는 한결 낮을 수밖에 없을 터.
또한 ‘회사’보다는 ‘가정’을 우선한다. 노르웨이는 오래전부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으며 특히 출산과 육아에 있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부모의 공동 분담을 통해 남녀 고용 비율이 고루 유지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1993년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아빠의 육아휴직인 ‘대디 쿼터daddy quota’를 도입해 실천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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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노동시간
‘라떼파파’와 함께 오슬로 시내 산책을
오슬로 시내를 걷다 보면 ‘라테파파’를 자주 만날 수 있다. 한 손에는 라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육아휴직 중인 아빠를 일컫는다. 또한 오후 4시 즈음이면 퇴근한 부모와 하교한 아이들이 함께 있는 풍경도 흔하다. 오슬로 사람들은 도시 곳곳에서 매일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오슬로를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선 칼 요한스 거리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오슬로역에서 출발해 왕궁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19세기 초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왕을 겸한 칼 14세 이름을 따서 지었다. 오슬로 최대의 번화가인 만큼 활기찬 분위기가 여행자의 발걸음을 절로 경쾌하게 만든다. 좌우로 즐비한 상점들에 시선을 빼앗기며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되는데, 그럼에도 오슬로 시청은 반드시 방문하길 권한다.
오슬로 시청은 1950년 오슬로시 창립 900주년을 기념해 완공되었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특히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사실 노벨상 다른 부문은 모두 노벨의 모국인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데 유독 노벨 평화상만은 오슬로 의회가 선정하고 수상한다. 한편, 오슬로 시청은 ‘두 개의 갈색 치즈’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주 건물 위로 두 개의 부속 건물이 솟아있는 형상이라 그렇게 불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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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의 2021년 연간 노동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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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육아휴직 기간
비겔란 조각 공원(Vigeland sculpture park)
단일 작가 공원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함
방문 시간: 24시간 오픈
오슬로 시내 구경에서 오슬로의 오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아케르스후스 성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성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아렌델 왕국의 모티브가 되었는데, 1299년 호콘 5세가 도시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17세기 초 크리스티안 4세가 개조해 현재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외관을 갖추게 되었다.
시내 산책이 끝날 무렵, 트램을 타고 비겔란 조각 공원으로 향하는 것도 좋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작품이 가득한 곳으로 푸른 녹지에 212개의 청동과 석조 조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작품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조각인 ‘모놀리트Monolith’이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기둥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서면 121명의 실제 크기 남녀가 얽혀 있는 모습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오슬로 중앙 도서관(Oslo Public Library)
노르웨이어로 데이크만 비요르비카
(Deichman Bjørvika)라고 불림
방문 시간: 평일 오전 8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문화의 향기에 취하다, 피오르시티 예술특구
오슬로는 항만을 재개발하면서 공연장, 도서관, 미술관 등 대단위의 문화 인프라를 건립하는 ‘피오르시티Fjord City’를 계획하고 2008년 첫선을 보인다. 독보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가 그 주인공. 이 건물은 노르웨이의 상징인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기울어진 형태의 하얀 지붕과 거대한 유리로 설계되었다. 마치 바다 위의 빙하를 연상하게 한다. 또한 이 오페라 하우스는 북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1,364석의 대극장은 물론 400석과 200석의 소극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비스듬하게 만들어진 외관 덕분에 계단 없이 옥상 정원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야외 공연이 있는 날이면 지붕이 곧 관객석이 된다.
뭉크 미술관(Munch Museum)
13층 규모를 자랑하며 미술관 바로 옆에 자리한
조각상 ‘더 마더’도 풍경의 일부로 자리함
홈페이지 www.munchmuseet.no/en
한편,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바로 옆에는 중앙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2020년 개관했는데 맨 꼭대기인 5층만 툭 튀어나온 다소 엉뚱한 모습이다. 이렇게 설계한 이유인즉, 오슬로역에서 바라봤을 때 오페라 하우스를 가리지 않기 위함이란다. 건축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더불어 이 중앙 도서관은 내부 곳곳에도 세심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빼곡한 장서 대신 사람들이 곳곳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책이 아닌 사람 중심의 동선을 구현했다.
피오르시티의 정점은 뭉크 미술관에서 완성된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뭉크를 기념하기 위한 이곳은 원래 오슬로 외곽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2021년 도심으로 이전했다. 매년 전 세계 관광객들이 뭉크의 대표작 ‘절규’를 직접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절규의 방’은 오롯이 ‘절규’를 회화, 스케치, 판화 버전으로 공개하고 있으며 매시 정각 캄캄한 방에 작품이 하나씩 드러나는 극적 효과를 통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오슬로는 사람들에게 나직하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거리를 걸으며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고 곳곳에 다양한 예술적인 경험을 배치해 삶의 쉼표와 느낌표를 전한다. 그렇게 여유 있게 사람들 속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노르웨이,
북유럽 국가 중 최초로
아빠의 육아휴직 도입
대디 쿼터
daddy quota
반드시 15주 육아휴직 사용해야 하며
파트너에게 양도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