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회 올해 최고의 의사 선정된 대전병원 이진구 진료부원장
산재환자의 사회복귀를 위한 따뜻한 동행
지난 9월 28일, 근로복지공단 이진구 진료부원장이 '올해 최고의 의사 닥터 컴웰(Dr. COMWEL)'을 수상했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올해 최고의 의사 닥터 컴웰'은 전국 10개의 공단 병원 220여 명의 의사 중에서 인술을 겸비하고, 공공병원 의사로서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최고의 의사를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발하여 시상하는 행사다. 이번 수상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진구 부원장이 산재환자를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는 사실 때문. 신체적 장해에 대한 재활은 근로복지공단 소속병원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산업재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한 재활은 비교적 역사가 짧다. 2016년 입사할 당시만 해도 산재환자를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동료가 함께하며 괄목할 만한 변화를 맞이했다고 이진구 진료부원장은 말했다. 더불어 다학제 협진으로 산재환자를 위해 함께 힘써온 동료 의사들 그리고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며 현장에서 발로 뛰어온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직원 모두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런 큰 상을 주셔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같이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다른 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대전병원 모든 직원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공공병원에 몸담은 7년의 지난날은 이진구 부원장에겐 의사로서 자신의 소명을 다잡는 시간이었다. 산재사고 트라우마나 직장 내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 등 새로운 케이스를 접하며 연구와 진료에 매진했던 날들. 그리고 부원장으로서 코로나19와 싸웠던 시간까지. 의료질관리실장을 역임하며 3년 연속 병원 인증을 무사히 일궈낸 기억 또한 뜻깊은 기억으로 남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번 수상에 앞서 이진구 진료부원장을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으로 환자 진료에 열정을 다해 환자와 직원에게 큰 신망을 얻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전했다.
"의사로서 환자를 만날 때는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중요하기에 그만큼 어렵고요. 산재병원은 다른 병원과 다르게 일하다 생기는 심리적 트라우마가 심한 환자가 많습니다. 이들의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고, 또 호전되기 위해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음의 상처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일터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환자를 다시 건강하게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 이진구 부원장이 산재근로자를 위한 심리회복 프로그램에 각별히 신경 쓰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밖에 정신 질환에 대한 산재보험 평가 도구와 수가 개발에 이르기까지. 환자가 병원을 찾기 전부터 복귀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자신의 소명을 끊임없이 탐색해온 결과물이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대전시민을 위해 여는 정신건강강좌 역시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
"산재환자 중 정신과적 문제가 만성화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질환이 만성화되면 직장 복귀가 늦어지고 경제적 문제, 가족 간의 갈등 등 이차적인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들을 조기에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화를 막는 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 진료부원장으로서 대전병원의 발전을 위해 원장님을 비롯 간부진과 늘 소통하며 머리를 맞대고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새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지만 우울감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환자가 마침내 밝게 웃으며 감사를 전할 때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폐쇄병동을 운영하며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각한 환자를 매일 만나지만, 결국 호전되어 건강히 병원을 나서는 환자도 많기에 다시 힘을 낸다고. 지칠 때마다 떠오르는 환자의 밝은 표정은 이진구 부원장이 다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가족 또한 그의 큰 힘이다. 특히 흔들릴 때마다 곁에서 조언을 건네고 중심을 잡아준 아내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폐쇄병동을 잘 관리해주는 간호사 덕분에 마음 놓고 여러 일을 할 수 있다는 말 또한 잊지 않았다.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오늘의 행복을 토대로 이진구 부원장은 앞으로도 대전병원 발전을 위해 노력하려 한다.
"산재병원에서 수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하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해를 당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받지 못하는 분도 많고요. 이런 분들을 위해 제가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습니다."
어떤 의사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진구 부원장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이는 오늘의 일상을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가능한 대답이다. 병원에서 오래 일하면 타성에 젖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계하며, 항상 처음 출근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이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이진구 부원장. 환자를 위한 좋은 의사로 그리고 산재 분야 정신건강의학을 이끄는 리더로 그의 꾸준한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