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매력은 다채롭고 풍성해
4월이다. 학생들에겐 새 학기를 맞은 지 불과 한 달쯤 되는 달이다. 아직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친구들도 낯선 시기다.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법하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맞이하는 4월의 봄은 다른 계절보다 더 설렌다. 첫눈에 모든 걸 파악해버린다면 재미가 덜하지 않은가. 여행도 다르지 않다.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시나브로 여행지에 대해 알아갈 때 여행이 더 재밌고 풍성하며 맛깔스러워진다. 그런 점에서 화성은 참 다양한 매력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강남에 견줄 한만 수도권 최대 규모의 신도시가 있는가 하면, 한적한 농어촌의 모습을 간직한 소읍의 풍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면적도 넓어 서울의 약 1.4배에 달한다. 이웃한 도시로 수원, 안산, 용인, 오산, 평택 그리고 충남 당진이 있다. 서울 도심에서 두어 시간을 달리면 화성에 닿을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내륙과 바다를 모두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성의 매력은 한층 다채롭다.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에 외딴 섬 제부도가 있다. 지명은 '약자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자를 돕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제약부경濟弱扶傾'에서 '제'자와 '부'자를 따서 제부도라 하였다고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옛날 옛적에 송교리와 이 섬 사이의 갯고랑을 사람들이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들은 부축하여 건너게 해주었다고 한다.
제부도는 해안선 길이 4.3km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쉬엄쉬엄 걸어도 한두 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제부도를 오가는 배나 다리가 없다. 하루 두 번, 6시간마다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면 그제야 오갈 수 있다. 사람들은 조수 간만의 차이로 생기는 이 현상을 두고 '모세의 기적'이라 부른다. 또한, 이곳의 해넘이 풍경은 '제부낙조濟扶落照'라 하여, 화성 팔경으로 손꼽힌다.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고, 노을에 물드는 제부도, 이 섬을 신비로운 섬이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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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 해안의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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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제부도를 비상하는 갈매기
제부도는 시간의 섬이다
제부도 앞에 섰다. 높은 일교차에 따라 섬은 옅은 안개에 휩싸여 있다. 그 풍경이 베일에 싸인 듯해 더 신비롭다. 바닷길 시작 점에 제부도 워터워크 전망대가 있다. 물 위를 산책하듯 바다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바다가 갈라지고 도로가 드러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물때에 이르자 바닷물이 거짓말처럼 빠지기 시작한다.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좀 전까지 보이지 않던 길이 '짠~'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기적처럼 경이롭고, 거짓말처럼 놀랍다. 자연이 설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길이 열리는 제부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그 변화 속에는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낭만과 설렘, 기쁨과 외로움이 교차한다. 이런 변화의 두 얼굴이 제부도를 시간의 섬으로 만들어간다. 제부도로 향하는 도로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해조류와 각종 조개껍질이 여기저기 엉겨 붙어있다. 도로 밖은 거친 갯벌이다.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뭍에서 제부도까지 총 2.3km 길이의 도로에 차량 행렬이 이어진다.
섬에 도착하면 길이 양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빨간 등대가 있는 제부항 방향이고, 왼쪽은 제부도 보건소 방향이다. 등대 쪽으로 향한다. 섬 다운 풍경을 먼저 볼 생각에서다. 제부도의 빨간 등대는 이 섬의 상징이다. 그래서 등대 앞은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비친다. 따사로운 봄볕이 그들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 것이다. 등대 옆으로 갯골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피싱피어가 있다. 높이 77m 규모의 다리인데 육지에서 최대 200m까지 떨어져 있는 해안 낚시터다. 낚시객들은 낚싯대를 던졌다 하면 망둥이가 올라온다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등대와 피싱피어를 지나면 해안 산책로가 잇댄다. 제비꼬리길이라 불리는 이 길은 길이 1km, 폭 1.5m 규모다. 선창에서부터 나지막한 탭재산 주변을 돌아 제부도 해수욕장 앞 일명 말머리까지 이어진다. 이 산책로의 백미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광활하게 드러난 갯벌을 조망하며 더없이 상쾌한 기분에 빠져보는 것이다. 더불어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제부도를 상징하는 각각의 상징 조형물과 제부도를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부도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가슴 벅찬 감동으로 기억될 제부도
사람들은 오래간만에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시름을 잊는다. 산책로 아래에 드러난 갯벌은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다. 갯벌에는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작은 바다 생물들이 있고, 크고 작은 갯바위들과 그물을 비롯한 다양한 어구들이 널려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사실 놀라운 힘을 가졌다. 뒤죽박죽이던 생각을 가지런하게 정리하고 꼬였던 마음을 풀어주는 힘 말이다. 그래서 섬과 바다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지친 우리를 위로하고 품어준다. 그 맛을 한두 번 본 사람은 또 섬을 찾기 마련이다. 제부도 아트파크는 모두 6동의 컨테이너로 조성한 것인데 각각 전망대, 갤러리, 카페, 이벤트 홀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모든 컨테이너는 내부에서 바다를 조망하게 되어 있다. 또한, 6개의 컨테이너가 제각기 각도와 높이가 달라서 바라보는 풍경이 서로 다른 점이 특징이다. 제비꼬리길을 벗어나면 길은 제부도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길이 1.8km의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여름엔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매바위도 제부도의 자랑이다. 높이 20m인 이 기암괴석은 매의 부리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다 해서 매바위라 불린다. 모두 세 개로 나뉜 매바위 중 큰 것은 신랑바위, 작은 것은 각시바위, 나머지 바위는 하인바위다. 제부도에서 나오는 시각이 일몰 때라면 제부도 워터워크에 올라 저무는 태양과 바닷길이 닫히는 기적 같은 순간을 감상해보길 권한다. 하늘과 바다가 온통 호박빛으로 물들고 차량이 오가던 도로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묵도하는 것. 이 신비로움과 감격은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가슴에 기억될 것이다.
최근에 제부도를 떠들썩하게 한 핫플레이스가 생겼다. 바로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서해랑 제부도 해상 케이블카다. 제부도와 전곡항을 잇는 길이 2.12km의 이 해상 케이블카는 바다 위에서 제부도 바닷길, 누에섬, 해상풍력, 마리나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서해안 경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탑승 후 이동 시간은 10분 여분 남짓 걸린다. 바닥이 불투명한 일반 크루즈 케이블카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크루즈 케이블카로 나뉜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크루즈에 탑승하면 발 밑에서 찰랑거리는 바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왕복 어른 기준 각각 1만 9,000원, 2만 4,000원이다. 왕복은 물론 편도 이용도 가능하므로 모세의 기적을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걸어서 제부도에 들어갔다가 제부도를 떠날 때 크리스털 크루즈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특히 해 질 녘에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붉게 물든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그 황홀한 풍경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슴 벅찬 파노라마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한편 제부 승강장 아트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짧은 여정이지만 제부도 여행은 다르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맞춰 일렁이는 파도에 일상의 걱정을 흘려보내고, 따사로운 햇살에 우울했던 마음마저 뽀송뽀송하게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섬, 제부도로 떠나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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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IDEA' 금상 수상작 경관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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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시하는 갤러리
추천 코스
제부도 워터워크~제부도 모세의 기적~빨간등대~피싱 피어~제비꼬리길~아트파크~제부도해수욕장~매바위, 총거리 약 10km
Tip
포털검색사이트에서 '제부도 물때'라고 검색하면 해당 날짜에 맞춰 제부도 바닷길 통행 시간을 알려준다. '제부도 제비꼬리길'에 설치된 디자인 조형물들은 세계가 인정하는 디자인상인 '2018 IDEA'에서 최고상인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 수작들이다. IDEA는 미국 IDSA(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 전미 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관하는 상으로 레드닷, iF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여러 작품 가운데 경관벤치는 금상을 아트파크는 은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꼭 챙겨보자.
찾아가는 길
제부도에 주차장 두 곳이 있다. 등대가 있는 제부도수산물직판장과 매바위쪽 공영주차장이다. 차를 두고 걸어서 제부도 여행한다면 입도 전 먹거리촌 주차장 이용.
제부도는 해안선 길이 4.3km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국내 최초 요양병원 인증 획득
경기요양병원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경기요양병원은 약 2만 평 규모로 봄이면 벚나무와 목련화 등이 흐드러지게 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물리치료사의 일대일 개인맞춤치료에서 수중치료, 파라핀 치료 등이 이루어지며, '중증질환 재활프로그램'과 '수술 후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마다 적합한 맞춤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쾌적한 병실, 재활을 위한 최적의 시설까지. 환자편의를 먼저 생각하고 전문재활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경기요양병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