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
입사한 지 6년 차. 안산병원 원무부 이선화 주임과 서울북부지사 경영복지팀 김민성 주임은 서로 처음 만났던 순간을 아직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I 이선화 주임 I 저희 둘 다 2015년 채용형 인턴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입사했어요. 인턴 시작 전 미리 정보 교류도 할 겸 동기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서 서로 처음 만났죠. 꽤 많은 동기가 모여 함께 볼링장에 갔는데, 거기서부터 단짝이 됐습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서로 잘 통할 것 같았어요. 역시나 성격부터 취향, 취미, 관심사까지 다 잘 맞더라고요.
오랜 시간 단짝 친구로 함께 해왔기 때문일까? 자매처럼 닮은 두 사람은 겉으로 보기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이 그리 재미난 지 멈추지 않고 재잘재잘 수다가 한창.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도 연신 웃음이 팡팡 터지는 모습에서 장난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오늘 베이킹이 처음이냐는 질문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워낙 맛집 탐방을 좋아하는 데다 식후 디저트는 절대로 빼놓지 않는 서로이기에 케이크 만들기를 골랐다고. 제철 딸기가 가득 올라간 3단 케이크에 직접 장식한 수제 쿠키까지. 가야할 길이 먼데 시작과 동시에 난관이 시작됐다. 바로 제누아즈 만들기 때문이다. 케이크의 시트가 되는 제누아즈는 일명 스펀지케이크라고도 부른다.
제누아즈의 핵심은 오랜 시간 잘 저어야만 탄생하는 푹신푹신한 식감이다. 의욕으로 가득 찬 두 사람이 계란과 설탕을 넣고 잘 섞은 후 본격적인 반죽에 들어갔다. 일명 휘핑머신이라고 불리는 기계를 고속으로 설정한 뒤 한참 동안 반죽을 잘 섞는 과정. 진동 때문에 손이 아프지만 가루가 밑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I 김민성 주임 I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지친 것 같아요. 그렇지만 평소라면 이 시간에 회사에서 숫자와 씨름하고 있었을 텐데, 이렇게 바깥에 나와있으니 좋긴 해요. 하지만 다음부터 케이크 값이 비싸다고 투정은 하지 않으려고요. 생각보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네요.
서로를 응원하는 좋은 친구
드디어 완성한 케이크 반죽을 오븐에 넣은 김민성 주임이 잠시 숨을 돌린다. 그러나 쉴 틈도 잠시, 케이크를 굽는 동안 쿠키를 만들 차례가 다가왔다. 서로의 이니셜 모양으로 쿠키 반죽을 자르기도 하고, 귀여운 곰인형도 새겨본다.
I 이선화 주임 I 서로 근무지가 멀어서 주로 퇴근하거나 반차를 내서 볼 수 있어요. 그렇지 않을 땐 매일 메신저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죠. 아침에 출근하면 점심메뉴를 서로 골라 주기도 하고, 일하면서 생기는 힘든 일과 기쁜 일도 모두 민성 주임님과 나누고 있어요. 민성 주임님은 같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거든요. 취향이 같으니 무슨 얘기를 나눠도 잘 통하는 기분이 들어 즐겁고요. 고민을 상담할 땐 한 살 동생이지만 저보다 어른스럽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하지요.
I 김민성 주임 I 저는 선화 주임님을 생각하면 ‘아침에 뜨는 해’가 떠올라요. 주임님 집이 안산병원에서 편도로 두 시간이나 걸리거든요.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힘든 내색 없이 성실하게 출퇴근을 하죠. 그 모습만으로도 저에게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내일의 해는 떠오르잖아요. 이선화 주임님은 늘 희망차고 성실한 태양 같은 존재예요.
서로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아낌없는 칭찬을 이어가는 두 사람. 몽글몽글한 수다가 한창인 사이 드디어 케이크가 오븐에서 나왔다. 흰 생크림을 차례로 바르고, 차곡차곡 시트를 쌓아준다. 오븐 속에 들어간 쿠키도 알록달록 색을 입고 맛있게 부풀어 오른다.
I 이선화 주임 I 처음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예쁘게 완성되어서 다행입니다. 케이크는 가족과 함께 나눌 생각인데요. 달콤한 기억을 자양분 삼아 2022년에도 힘차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I 김민성 주임 I 무엇보다 오늘 선화 주임님과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22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늘 함께하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케이크 장식이 마무리되자 오븐 속 과자도 모락모락 맛있는 김을 내뿜으며 완성됐다. 케이크 상자를 끌어안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 두 사람.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향기로운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