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문학제 수상을 축하합니다! 소감을 들려주세요.
수상을 예상했다면 역시 거짓말이겠죠. 기대하면 나중에 더 실망하고 슬플까 혼자 이미 마음을 내려놓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결과 발표 날 정말로 깜짝 놀랐어요. 긴장돼서 일부러 더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던 중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록 게임은 졌지만 하나도 슬프지 않았답니다.
수상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어떤 작품이며 작품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거미>라는 작품이에요. 오래전 인연을 끊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유품을 정리하러 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역시 ‘거미’입니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시절, 어느 날 방에서 작은 실거미를 발견했어요. 왠지 애착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아직 있나, 죽었나 확인하기도 하고요. 방을 청소할 때도 일부러 거미 쪽은 피해서 치웠어요.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그 거미가 이 소설의 모티프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문학’의 꿈을 놓지 않으셨죠.윤은서 님에게 ‘문학’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항상 문학과 애증의 관계를 유지해 왔어요. 글을 쓸 때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요. 그런데 막상 다 쓰고 나면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애착을 갖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들만 생각하면 슬프기도 했다가, 기쁘기도 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역시 공모전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입니다. 주인공에 마음이 많이 가서 그런지, 그 아이들이 인정받지 못한 기분에 분하고 슬프기도 했답니다. 그럴 땐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관두면 될 텐데, 그러지 못하고 계속 붙잡게 되네요. 역시 저에게 문학이란 포기할 수 없는 존재인가 봅니다.
근로자예술제는 예술을 꿈꾸는
사람에게 일종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다시 꿈꿀 수 있는 계기요.
평소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설원 작가님을 좋아해요.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내게는 홍시뿐이야>를 추천하고 싶어요. 2020년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 작품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른들의 파산선고 이후 홀로 서게 된 열여덟 아란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소설을 읽으며 웃기도 했지만 공감도 하고, 또 위로를 받아 눈물 흘리기도 했어요. 힘든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 추천합니다.
근로자문화예술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근로자문화예술제는 근로자에게 계기를 만들어 주는 존재입니다. 저는 근로자예술제가 계속 이어져 예술인을 꿈꾸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다시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생각되는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참가하는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라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며 예술의 꿈을 키워가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일을 하면서 예술을 하는 게 쉽지 않아요. 일을 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뭘 하기가 힘들거든요. 하지만 예술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꿈을 꾸고 있다면 한 걸음씩 내딛고 있기 때문이지요. 뻔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꿈꾸기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지막은 역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계속 글을 쓰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가장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저를 믿어 준 김수진 교수님께도 감사드리고 싶어요. 또 제 글을 읽어주고 조언을 해준 친구들에게도 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제 글에 공감해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승혜는 내일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저도 내일을 살아가며 소설을 더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근로자예술제가 계속 이어져
예술인을 꿈꾸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