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사 재활보상2부 김주홍 팀장

안산지사 재활보상2부에서 근무하며 많은 산재근로자들을 만나 오셨죠. 평소 팀장님께 칭찬과 감사를 전하는 분들이 참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새삼 제가 민원인들에게 늘 좋은 인상을 드렸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다만 대면 상담이든 전화 상담이든 민원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며 법률적인 테두리 내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방법이나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민원인에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산재보험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께 알아듣기 쉽도록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공감과 경청, 소통의 태도가 민원인에게 ‘아! 이 사람은 날 위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구나!’라는 진정성을 전달한 것 같아요.

업무에 임하며 힘든 순간도 많으시지요?

우리 공단 업무 특성상, 많은 직원들이 감정노동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산재근로자들이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어떤 분들은 피해의식과 불안, 불만을 바탕으로 자신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사소한 말에도 쉽게 공격적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이곤 합니다.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민원인이나 전화 통화 중 욕설 등 험악한 말을 쏟아내는 분들을 대응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순간도 참 많습니다.

팀장님께서는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 편인가요?

저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2020년 6월 뇌출혈이라는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장기간 휴직도 하고 적극적인 재활 치료로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지금은 발병 전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데요.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니 스트레스 자체가 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막을 쳤다고 할까요? 전에는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좌반신 마비로 인해 아는 분의 권유로 1년 가까이 요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요가라는 재활 스포츠가 제 스트레스 차단막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공단에서 근무하며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24년 동안 근로복지공단에 근무하며 여러 부서에서 많은 업무를 했습니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과 잊히지 않는 분도 많지요. 최근에 기억에 남은 일은 항상 저보다 친절하게 민원인을 대하는 후배 직원의 상담 사례입니다. 참혹한 재해로 거의 열 손가락 모두를 상실한 어머님께서 따님과 부서에 방문하셨는데요. 치료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여러 근심과 걱정으로 잠 못 이루시다가 어렵게 내방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후배 직원과 함께 사고 발생시점부터 치료받아온 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귀담아듣고, 현 상태로 치료가 끝난 후 더 이상 보상을 받을 길은 없는지 등 여러 궁금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여러 궁금증을 하나하나 공감해 드리며 설명했는데, 곁에 계시던 따님께서 우리 공단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감동적인 글을 써주셔서 오히려 저와 후배의 마음이 더 뭉클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민원인에게 진정 어린 마음으로 대하고 그 뜻이 전달되어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받을 때 큰 보람을 느끼죠. 모녀분의 칭찬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근복인은 ‘일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팀장님께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일’을 공간 개념으로 바꾸어 저의 개인적인 표현으로 말씀드리자면 저에게 공단은 생계수단으로써 ‘일터’인 동시에, 일은 아이를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입니다. 또한 ‘배움터’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업무 노하우와 경험치를 수용하고, 법령과 규정 그리고 지침을 학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지요. 마지막으로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일을 하며 어려움이나 곤란에 갇히기보다는 일을 즐기고, 이를 통해 보람을 찾아가는 행복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팀장님께서는 주변에 어떤 동료로 기억되고 싶나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법률적 지식, 업무처리 절차와 방식 그리고 오랜 경험치를 후배들에게 오롯이 돌려주고 싶습니다. 제가 선배들로부터 받은 노하우나 경험을 취사선택하여 발전시켰듯, 제 후배님들 또한 성장의 선순환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제가 동료로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기억된다면 정말 영광스럽겠지요.

근복인으로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과문한 제가 이렇게 영광스러운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칭찬의 글을 보내주신 민원인에게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퇴직하는 선배님들을 볼 때 저에게는 아직 먼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흘러 우리 공단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8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공단을 떠나게 되는 그날까지 초심 잃지 않고 공단이라는 ‘놀이터’ 에서 지금처럼 계속 즐겁게 근무하고 싶습니다.


공단이라는 ‘배움터’ 선배님들로부터 업무
노하우와 경험치를 수용하고,
법령과 규정 그리고 지침을 학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지요. 마지막으로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일을 하며
어려움이나 곤란에 갇히기보다는 일을
즐기고, 이를 통해 보람을 찾아가는
행복을 알게 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