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재간호대상 수상한 순천병원 김은자 간호사

대한민국 산재간호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1991년 9월 25일 근로복지공단에 입사한 날이 엊그제 같은데 내과병동, 진폐병동, 심사과, 건강관리센터, 중앙공급실, 외과병동까지 두루 거치며, 지금은 순천병원 5병동에서 수간호사로 병동 총괄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시간이 정말 빨리 흘렀네요. 저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대한민국 산재 간호 대상’ 첫 수상자라는 사실이 더 영광스럽고,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수상이 있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으셨죠?

순천병원에 입사한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33년 동안 산재 근로자의 간호와 재활을 담당해 왔고, 특히 화순 등 인근 탄광에서 일하다 진폐증에 걸린 환자들의 호흡재활치료와 만성 폐질환의 고통을 덜기 위한 맞춤형 간호를 제공했습니다. 여수와 광양 산업단지 근로자를 대상으로 심뇌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질환 조기 발견을 위해 노력하며 직업병 예방에도 힘썼습니다. ESG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지구 살리기 일환으로 원내 COP 플로깅 동호회를 창설하는 등 병원 안팎의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33년간 간호사로 근무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그동안 굵직한 일도 참 많았네요. 코로나19 시기가 유독 기억에 남아요. 선임 수간호사로 첫 근무하게 된 2A병동에서 부서원들과 협업하여 코로나19라는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병동 입원 환자들과 부서원들이 동시에 확진되어, 확진 환자를 격리하고 확진된 간호사들은 근무조에서 배제하며 다시 근무조를 편성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도 극복하고 다시 일상을 찾은 오늘이 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암 말기 환자를 5병동에서 맞이했던 순간도 기억에 남습니다. 환자분께서 중환자실도 거절하시고 병동에서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따님을 통해 전하셨어요. 저와 부서원들은 가족의 안타까운 바람에 깊이 공감하고 병동에서 임종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죠.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저희도 눈물 흘리며 지켜드렸습니다. 그리고 장례를 마친 따님께서 병동 간호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간호사의 노력을 알아주시는 환자분과 가족의 마음은 저희에게 큰 힘이고 보람이 됩니다.


따뜻한 마음과 화사한
미소로 몸이 아픈 환자에게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여름 마당에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처럼,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는
간호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간호사로서 최근 가장 골몰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최근 사내코치 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코칭’이란 코칭 대상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솔루션을 스스로 찾아내고 실천할 수 있도록 코치가 코칭 기법을 통해 도와드리는 일입니다. 지금은 자격 취득을 위한 준비 과정에 있는데요. KAC 인증 자격을 취득하여 전문 사내코치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사내코치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리 공단에서 운영하는 좋은 교육 제도를 경험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코칭의 큰 매력은 순천이라는 물리적 환경을 뛰어넘어, 코치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코칭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비대면 코칭을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감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순천병원 원장님, 간호부장님, 간호팀장님들 병동 수간호사님들, 그리고 5병동 간호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산재간호사의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업무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병원은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가 다쳐서 산재로 입원한 환자가 많습니다. 일을 하다가 갑자기 다치는 상황을 마주하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힘든 이중고를 겪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재간호사라는 힘들지만 보람된 길에 접어든 만큼, 환자의 곁에 함께하는 간호사로 성장하도록 저도 늘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