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어린이집 유지희 우수 보육교사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로 16년 차, 진해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만나온 제 꿈은 어릴 적부터 교사였습니다. 진해어린이집은 제 첫 직장이자 현 직장이기도 하죠. 저는 시골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하늘과 땅의 풍경을 즐기며 자랐는데요. 여유로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을 알기에 7세반 담임교사인 동시에 ‘친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넓은 텃밭에서 다양한 식물을 함께 가꾸고 맛있게 나누어 먹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유아반 생태놀이도 담당하고 있고요. 저희 어린이집 원훈이 바로 ‘즐겁게 놀자’입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러운 놀이를 통해 서로 어울리고 협동하며 화합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몸 담고 계신 진해어린이집은 어떤 곳인가요?
진해어린이집은 교직원 단합이 정말 잘되는 곳입니다. 물심양면 지원해 주시는 원장님 아래 선생님들이 화합해 영양과 건강, 위생까지 보육과 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어린이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공단 지역인 창원과 부산 등 인근 지역으로 늦은 시간까지 일하러 가는 부모님을 위해 다양한 보육 서비스와 연장반 놀이 프로그램, 저녁 간식 등을 제공하여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시풍속 절기와 더불어 우리 옛 것을 지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 실천,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위한 ESG 경영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고요. 특히 부모님과 함께 2017년부터 매년 아나바다 장터 등을 운영한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플리마켓 수익금 기부 외에 전체 누적 수익금 1,688만 원으로 저소득층 아이를 지원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울 때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죠. 진해어린이집은 미래의 씨앗인 원생은 물론 지역사회 아이들까지 함께 돌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활동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요.
올해의 보육교사상 수상 소감을 들려주세요.
이름 그대로 정말 뜻깊고 큰 상입니다. 근로복지공단에 근속하면서 진해어린이집의 보육 발전을 위하여 많은 교직원과 함께 노력한 보상이라 생각합니다. 보육 현장에서 느끼는 많은 감사의 순간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네요. 아이들의 건강한 보금자리인 진해어린이집 보육교사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팬데믹 기간에도, 저출생으로 인한 영유아 감소에 따른 보육정책이 시급한 지금도, 아동 학대 사건사고로 시끄러운 세상에서도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며 늘 호탕한 웃음소리 가득 채워주시는 정예뿐 원장님 이하 많은 교직원 및 아이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앞으로 현장의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교직원들에게 큰 보상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더 노력하는 보육교사가 되겠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을 돌보며 보육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유능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영유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한 인간으로서 존엄을 가질 수 있도록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의 보호 아래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 특성이 온전하게 발휘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일이 교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기다려주는 교사. 그래서 그 아이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바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라는 씨앗이 고유의 특성을 존중받고, 자양분 가득한 흙 속에서 아름답게 발화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저마다의 크기와 색, 향기로 피어날 모습을 기대하며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눈’, 우리에게 보내는 그 많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귀’, 그 모든 것을 보듬을 수 있는 ‘마음’을 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겠습니다.
교사로 근무하며 보람을 느낄 때도, 힘들 때도 있으셨지요.
보육교사로 지내오며 가장 보람된 순간은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부를 때입니다. 아이가 가정에서 ‘엄마’를 찾듯 어린이집에서 좋거나 슬플 때, 무언가 바랄 때 가장 먼저 ‘선생님’을 찾아요. 그 ‘선생님’이 바로 ‘제 자리’여서 좋습니다. 물론 흔들리는 순간도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 엄마, 아빠를 대신하는 교사가 되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다 보면 무엇보다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거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의 잣대가 높아져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직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면 문득 힘들 때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일하는 엄마인 저 또한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우리 자녀들의 마음 한구석 빈자리를 남겼을 텐데, 그런 제 역할의 빈자리를 아낌없이 채워주셨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선생님이 계셨겠지요. 그분들 덕분에 저도 보육교사로서 일터에서 보람을 느끼며 지금까지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들들의 영유아기를 책임지고 키워준 선생님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문득문득 생각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를 바라보며 함께 웃던 우리. 공벌레와 지렁이, 개미를 찾아 모험을 떠나던 봄날의 내음을 맡을 때 생각나는 그런 선생님이요! 그런 선생님으로 기억되기 위해 보육교사들과 어우러지는 현장에서 제가 가진 보육 철학으로 많은 아이를 만나고 싶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니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보육교사라는 직업은 참 근사한 직업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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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눈’,
우리에게 보내는 그 많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귀’,
그 모든 것을 보듬을 수 있는
‘마음’을 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