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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환자 요양을 위한 재활전문병원

경기도 화성시, 여름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이곳에 경기요양병원이 있다. 근로복지공단 경기요양병원은 산업재해를 입은 환자의 재활 치료와 요양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국내 유일 산재재활 전문 요양기관이다.
병원 입구에 다다르면 병원 건물을 둘러싼 잔디밭과 산책로, 소나무 오솔길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시간도 잠시 머물다 가는 듯한 자연친화적 풍경은 박창식 병원장이 손꼽는 명실상부 경기요양병원의 자랑이다.

박창식 병원장 “우리 병원은 중증산재환자 및 급성기 치료 후 육체적·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환자의 요양과 전문재활치료를 기반으로, 산재 특화 재활인프라 환경을 구하고, 코로나19 감염병 등 국가적 위기 상황 시 공공 의료기관 기능을 통해 최상의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산재재활전문 의료기관입니다. 이곳에는 주로 장기 요양 환자들이 머물고 계신데요.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직원과 환자 모두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일대일 개인맞춤치료를 제공하는 물리치료실을 비롯해 환자의 상병에 맞는 맞춤 프로그램까지 몸의 회복을 위한 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지만, 경기요양병원은 마음의 회복에도 세심히 신경 쓴다. 박창식 병원장은 병원이 가족이자 집이 되기 위해서는, 산재로 인해 다친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식 병원장 “공단은 산재 근로자에게 요양 초기부터 체계적인 집중재활치료를 통해 직업복귀 촉진은 물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이후 긴 요양 기간을 함께하는 요양기관으로서 의료 서비스 가운데서도 정서적 지원을 무척 중요시 여깁니다. 친환경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미술 활동 역시,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시작되었고요.”

  • 몸에서 마음까지, 함께하는 회복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여까지, 긴 시간 치료를 이어가다 보면 다친 마음의 회복도 더디게 마련이다. 경기요양병원은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다양한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담소(집단 심리상담), 아토플뢰르(드라이플라워), 캘리그라피, 친환경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및 다양한 공예와 미술 활동은 물론, 화성시와 연계해 ‘병원숲 치유정원’, ‘보치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그야말로 몸에서 마음까지 함께 회복할 수 있는 병원인 셈이다.
    집단 심리회복 프로그램은 산재 이후 신체적 재활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이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심리회복 프로그램이 어색한 환자들도 의료진의 적극적인 권유로 하나 둘 병원 2층 프로그램실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고 이후 누워있는 시간이 길었던 입원 환자들이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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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용 님 “심리회복 프로그램 권유받고 사지마비인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일체 손을 쓸 생각도 못했지만, 아내의 도움을 받아 점차 작품을 완성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환자들도 병원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해 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테니까요. 분명 프로그램 참여 중 힘든 순간도 찾아올 겁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버티고 다시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달라진 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원 님 “산재 후 몸만큼이나 우울증이 마음을 크게 짓눌렀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우울증이 많이 해소되었고 다양한 사람과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지내면서 더욱 활발해졌어요. 요즘은 예수 그리스도 그림을 완성하고 있는데, 어머니에게 선물을 드릴 생각에 더욱 세심하고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또 캘리그래피를 하며 좋은 글귀를 찾기 위해 책을 찾아보고, 뜻을 한 자 한 자 마음에 새기는 과정이 참 뜻깊었습니다. 큰 꿈은 아니지만 몸이 많이 회복되면 가족과 함께 다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김성천 님 “저는 주로 보석십자수를 만드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방법도 잘 몰랐고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재활의학과 과장님과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 채혈실 선생님의 권유로 한 땀 한 땀 놓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왔네요. 온전히 제 힘으로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사람에게도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작품을 완성하기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작품에 제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기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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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순 님 “퇴근길에 산재사고를 당하고 경기요양병원에 왔을 때는 이 상황이 그저 싫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재활 치료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느낄 수 없던 감정을 느끼게 되었거든요. 이곳에서 함께 캔버스를 채워가며 주변을 돕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박창식 병원장님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사고로 사회와 벽을 쌓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기 싫었을 때, 늘 친절하게 말을 건네며 끈기 있게 기다려주었기에 이만큼 회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희망을 가진 그 순간부터 이미 꿈은 당신에게 가는 과정에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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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병원

장동순 님은 현재 미술 프로그램 외에도 원예 활동인 병원숲 치유정원에도 참여하고 있다. 흙을 만지고 꽃밭을 가꾸며 끈질긴 생명의 힘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식물을 길러내는 동안 따뜻한 배려의 마음도 환자에게 깊숙이 스며들었다.

조석희 님 “미술 치료에 참여하면 마치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들어요. 누워만 있던 제가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자신을 돌보게 되죠. 이곳에서 3년간 입원해 있었는데, 긴 입원 기간에 가끔 마음이 지칠 때도 있거든요. 제 몫의 그림을 끝까지 그려내며 점차 긍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게 되며 정신수양도 하는 기분이고요.”

장기간 입원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 주고 삶의 의욕을 높여주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은 이제 환자가 적극적으로 나서 다른 환자에게 권하는 경기요양병원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병원 곳곳에 걸린 환자들의 작품은 병원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깃거리이자 즐거움이기도 하다. 6월 퇴임을 맞아 정든 병원을 떠나는 박창식 병원장의 발걸음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오랜 시간 가족이자 마음이 통하는 벗으로 함께해 온 이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 때문. 그러나 경기요양병원의 따뜻하고 소담한 행복이 남은 이들의 노력으로 이어질 것을 알기에 한 편으론 홀가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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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식 병원장 “공단은 산재근로자에게 요양 초기부터 체계적인 집중재활치료를 통해 직업복귀 촉진은 물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산재환자의 잔존장해를 최소화하고 조기 사회복귀를 위한 토대가 됩니다. 그 배경에는 산재환자 재활수가가 있었고요. 산재환자 재활수가개발 TF팀을 이끌며 수많은 난관이 있었음에도 함께했던 안정남 부장과 동료들, 그리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분의 도움으로 산재환자를 위한 특별한 재활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산재환자 재활수가는 재활의 과정을 더욱 전문화, 다양화시켜 산재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더불어 산재사고 후 요양이 길어지면 환자는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치기도 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경기요양병원은 회복을 향한 길고 힘든 여정을 혼자가 아닌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꽃처럼 피어난 모든 작품이 자랑스러운 이유 역시, 환자가 이겨낸 시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느리지만 결국 희망으로 향하는 이곳, 경기요양병원이 앞으로도 산재환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랍니다.”

경기요양병원은 지난해 지역 내 높은 수준의 산재재활서비스를 인정받아 산재 재활인증기관으로 지정됐다. 더불어 윤리·인권경영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며 환자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장에도 힘쓰고 있다. 환자와 직원이 서로를 격려하며 마음을 덧대는 경기요양병원의 따뜻한 날들이 앞으로도 회복과 희망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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