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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고 몇 번이나 더 말해도 부족할 정도로 너무도 큰 친절과 용기를 선물 받았습니다.
산재근로자 여러분 모두, 우리 편에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바다에서 겪은
갑작스러운 사고

산업잠수사로 일하던 배종호 님의 일터는 25년간 늘 바다였다. 바닷속 깊고 어두운 곳에서 일하는 그를 두고 누군가는 세상 1%의 직업을 가졌다고도 했다. 해난구조에서 선박접안시설 관리, 항만 준설 등 수중 용접과 절단 등 고압 환경에서 고립된 채 추위를 이겨내는 인내심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 오랜 시간 수중에 체류하며 잠수병을 견디기도 했다. 바닷속에서 그런 그보다 강한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사고는 언제나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배종호 님 “여수 앞바다가 제 일터였어요. 그날도 다름없이 현장에 나가 있었죠. 물속에서 철골 작업을 하다 갑자기 예인선 로프에 몸이 감겼어요. 예인선에는 스크루라고 하는 회전 날개가 있는데, 순식간에 스크루에 줄이 감기면서 제 몸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죠. 그다음으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사고는 항상 순식간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죠.”

곧장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처치와 함께 수술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부상당한 다리의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바르게 서지 못하고 자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오래 서있기도 버거웠다. 수술 후 재활을 시작하기 위해 배종호 님과 만난 순간을 김영안 물리치료사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행복한동행 이미지김영안 물리치료사 “배종호 님은 당시 오른쪽 다리에 전십자인대 손상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왼쪽 엉덩이 관절도 탈구된 상태였고요. 당연히 몸이 기울고 서있는데 불편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셨습니다. 일단 몸의 통증을 줄이는데 주력했어요. 또 10m 이상 보행 시 어려움을 느끼고 계셨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걷는 것도 중요한 치료 목적이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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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집중재활치료

순천병원 재활치료실에서 산재환자의 운동치료 업무를 담당하며, 산재환자의 일대일 도수치료와 환자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김영안 물리치료사는 그 즉시 배종호 님의 상태에 걸맞은 치료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두 달이 넘는 긴 치료가 시작됐다. 배종호 님은 현재까지 7주가 넘는 운동 치료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때로는 통증으로 인해 걷기 힘든 날도 많았지만, 그는 두 발로 병실에서 치료실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오갔다.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에 주변 환자들도 힘을 얻을 정도. 무릎 관절과 엉덩이 관절 안정화 운동을 통해 통증도 점차 완화하기 시작했다. 장시간 보행이 가능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약간의 어려움이 따르긴 하지만 가능할 정도다.

배종호 님 “한평생 몸으로 일하며 살아왔지만 저 자신을 이렇게 오랜 기간 돌보며 지낸 적은 처음입니다. 무엇보다 수술을 하고 보니, 수술 후 재활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재활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확신도 없었고 그저 통증을 줄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하지만 순천병원 치료사님들 모두 환자 한 분 한 분 심혈을 기울여 치료하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죠. 저렇게 열심히 해주시는데 나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재활에 집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바로 회복되지 않는 몸이 답답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껴요. 이렇게 환한 햇살 아래 두 발로 걸어 봄을 맞고 있으니까요. 김영안 물리치료사님과 하지 집중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하는 사람 모두 다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혹시 재활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근로복지공단의 집중 재활 프로그램을 꼭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재활 치료의 과정이 고되고 힘들다는 사실은 치료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고 전에는 평범하게 내딛던 걸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때의 좌절감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집중해서 움직인 작은 보폭의 놀라움과 소중함은 환자만큼이나 치료사의 큰 기쁨이다. 너무 힘들어 짜증이 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항상 웃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운동에 참여하는 배종호 님을 보며, 김영안 물리치료사도 더욱 힘을 냈다고 말했다.

김영안 물리치료사 “배종호 님이 산업잠수사 업무를 다시 수행하실 수 있도록 원직 복귀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고 있습니다. 코어 운동은 기본이고요. 수중 잠수 전 사다리를 오르내리거나 하지 균형이 필요한 동작이 많아서 하지 통증 감소와 균형 훈련 등 기능적인 움직임을 회복하시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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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재활이 힘들지만, 보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꾸준한 노력 끝에는 소중한 일상과 직장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희망을 가지신다면, 저희 순천병원과 물리치료실 직원 모두가 그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든 산재근로자를 위해

사고를 겪은 바다가 두려움으로 남았을 법도 한데, 배종호 님에게 여전히 바다는 그리움이자 잊히지 않는 꿈이다. 갑작스러운 사고와 수술을 겪으며 우울감과 무력감에 빠졌던 것 또한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순천병원 재활치료의 목적은 단순히 나아지는 것이 아닌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물리치료실 식구들과 만나며, 그리고 사회복지사와 함께 아로마 프로그램과 커피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불안하고 괴로운 마음에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치료의 끝에서 바다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배종호 님 “산업잠수사는 제 천직입니다. 김영안 물리치료사님 덕분에 다시 산업잠수사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가능하다면 순천병원에서 배운 운동을 꾸준히 하며 세계 일주를 해보고 싶고요. 바닷속은 실컷 탐험했으니 이제는 바다 건너의 세상도 만나보고 싶거든요. 무엇보다 김영안 물리치료사님께 지면을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다고 몇 번이나 더 말해도 부족할 정도로 너무도 큰 친절과 용기를 선물 받았습니다. 산재근로자 여러분 모두, 우리 편에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한평생 산재근로자의 곁에서 헌신해 온 김영안 물리치료사에게 배종호 님은 큰 보람이다. 누군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자신의 직업이어서 참 감사하다고 그는 말했다. 산재 시범수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참여하며 다양한 수가와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지난날도, 광주의원 개소를 함께하며 치료실의 장비와 시설, 운영계획을 고민하던 날도 모두 자신의 사명을 잘 알고 있는 그다운 행보다. 올해 재활치료 분 석사를 마친 김영안 물리치료사는 곧 박사 과정을 밟고 후배 양성과 재활 분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려 한다.

김영안 물리치료사 “지금은 재활이 힘들지만, 보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꾸준한 노력 끝에는 소중한 일상과 직장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희망을 가지신다면, 저희 순천병원과 물리치료실 직원 모두가 그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완연한 봄햇살이 만연한 순천병원 마당에 배종호 님과 김영안 물리치료사가 나란히 섰다. 카메라 앞에서의 어색한 순간도 잠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봄 꽃 같던 웃음을 터트린다.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배종호 님의 푸른 꿈이 어느덧 성큼 눈앞에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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