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는 응급의학과 의사 김태주입니다. 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별별 일이 다 있어요. 특히 밤만 되면 취객들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곤 하죠. 부모님의 기대를 받고 자라 억지로 적성에 맞지 않는 의사가 되었지만, 도저히 일에 적응이 되질 않네요. 오늘도 취객 환자가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 밀쳐지는 바람에 크게 넘어져 다치고 말았어요. 병원에서는 오히려 환자와 다툰 저를 보고 병원을 나가라고 하는데, 이게 진짜 제 잘못인가요? 응급실에서 환자와 다퉈 생긴 부상은 산재가 아닐까요?
YES!
직장 안의 인과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한 것으로서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
A.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합니다.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려면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업무수행성이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을 말하고, 업무기인성이란 업무수행과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와 관련한 대법원판결에 의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는데, 근로자가 직장 안에서 타인의 폭력에 의해 재해를 입는 경우, 그것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상 사유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나, 직장 안의 인과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한 것으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 2011.07.28.선고, 2008다12408판결)
따라서 이 사안은 응급실 근무 환경과 직장 내에서의 인과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고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돼 발생한 폭행과 이로 인한 상해로서 업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