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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 누리길, 세상의 모든 신문물이 모여들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은 대변화를 맞았다. 굳게 걸어 잠근 빗장을 풀고 서방 세계를 받아들여야 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서해를 통해 한강을 거슬러 한반도에 불어닥쳤다.

1883년 첫 관문인 인천항이 개항하고 일본과 청나라, 서구 열강의 물자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당시 인천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서구문물들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다.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곳, 최초로 철도가 놓인 곳, 최초의 서양식 공원인 자유공원, 최초로 생긴 팔미도 등대, 최초로 만들어진 담배공장과 성냥공장 등. 대한민국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이만큼 거머쥔 곳은 인천밖에 없다.

인천 개항 누리길은 당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간직한 인천 중구 개항장 권역을 돌아보는 길이다. 이곳에서 개항기 시절의 생생한 역사를 되짚어 보며 특별한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차이나타운을 시작으로 삼국지 벽화 거리와 한중문화관, 대불호텔, 제물포구락부, 인천 근대건축전시관, 자유공원 등 다양한 문화권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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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속 작은 중국, 인천 차이나타운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고 난 뒤 이듬해,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었다. 즉 개항장에서 외국인이 자유로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때 중국인들은 인천의 선린동 일대에 대거 이주해와 그들만의 생활문화를 이루었는데, 그것이 인천 차이나타운의 시작이다. 인천에 정착한 화교들은 점차 곡물 무역과 중국식당으로 상권을 넓혀나갔다. 현재는 화교 2, 3세들이 명맥을 이어나가 독특한 중국풍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의 첫 느낌은 온통 붉은 빛으로 가득 찬 생동감이다. 중국인들에게 있어 붉은색은 행운의 색이라고 한다. 대문을 빨간색으로 칠한다거나 춘제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는 붉은색으로 도배하다시피 한다. 그 때문에 거리에는 중국인 특유의 붉은색 사랑이 곳곳에 넘쳐난다. 에너지 레벨을 높이고 식욕을 돋우는 색 또한 붉은색이기에 차이나타운에 가면 자연스럽게 중국식당으로 이끌리듯 가게 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짜장면을 선보인 공화춘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다른 건물로 이전했지만, 옛 공화춘 건물은 짜장면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예전 공화춘 주방과 접객실을 그대로 재현하여 옛 추억을 소환한다. 세밀한 음식모형과 춘장을 볶는 주방장, 짜장면을 먹으러 온 가족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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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삼국지 벽화 골목이다. 중산학교 담장을 따라 조성된 벽화에 삼국지의 처음과 끝을 그림으로 풀어놓았다.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불후의 고전 《삼국지》는 중국인들에게 역사서와도 같다. 도원결의와 적벽대전 등 삼국지의 명장면을 벽화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그래서 이 거리를 걷기만 해도 삼국지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한중 수교 이후 건립된 한중문화관은 다양한 중국문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1층 갤러리에서는 두 나라의 유명한 작가가 그린 회화, 조각, 공예 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2층은 역사·문화·경제·사회 등을 비교해 놓았다. 3층은 중국의 오랜 역사를 시대순으로 구성했고, 마지막 4층에 있는 공연장은 토요 상설공연을 비롯하여 각종 문화강좌가 열린다. 여행객을 위한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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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근대역사 박물관, 개항장 거리

인천 개항 누리길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문화권인 차이나타운과 일제강점기에 전달된 일본문화권인 개항장 거리이다. 그것을 나누는 경계는 청일조계지 계단이다. 한중문화관 오른편에 자리한 돌계단을 기준으로 왼편은 청, 오른편은 일본 구역이다. 계단만 지나도 중국풍 건물에서 일본식 적산가옥으로 옮겨가는 점이 독특하다. 이곳은 서양 열강의 각축장이던 근대사의 질곡이 그대로 남아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재는 일본식 건물 형태를 복원하여 각종 카페와 식당이 성업 중이다.

개항장 거리에서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을 찾아보자. 1978년에 철거된 이후 40년 만에 중구생활사전시관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대불호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1관과 1960~70년대 인천 중구의 생활사를 체험할 수 있는 2관으로 구성됐다. 1관에서는 그 시절 찬란했던 대불호텔을 그대로 재현했다. 멋스러운 마호가니 원목 가구와 화려한 샹들리에, 붉은 카펫과 각종 장식품으로 엔티크하게 꾸며놓았다. 당시 조선의 숙박시설은 초가로 지은 주막과 다다미 깔린 일본식 여관이 전부였다. 객실에 호화로운 침대가 놓이고 커피를 비롯한 서양 음식이 제공되는 대불호텔은 당시 문화충격과 다름없었으리라. 우리나라에 파송된 공식적인 첫 선교사였던 아펜젤러는 대불호텔에 숙박하고 “놀랍게도 호텔에서는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손님을 편하게 모셨다”라며 비망록에 기록을 남겼다. 대불호텔 2층과 3층에는 당시 호텔 객실과 연회장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개항 이후 들어온 카메라와 회중시계 같은 진귀한 소품도 전시 중이다. 중구생활사전시관 2관도 재미있다. 60~80년대 인천 중구 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았다. 상류층 주택과 중산층 주택, 이발소, 다방, 극장까지 당시 생활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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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 거리 곳곳 근대역사 탐험

제물포구락부도 개항장 거리에서 볼만한 명소이다. 이곳은 개항기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이 모여서 교류를 나누던 장이었다. 벽돌로 된 2층 건물 안에는 사교실, 도서실, 당구대 등 시설을 갖추어 외국인들의 친목을 도왔다. 현재는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발길은 자연스럽게 인천개항박물관으로 향한다. 돔 형태의 르네상스식으로 지은 옛 일본제2은행이다.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각종 매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부에는 최초의 해관 자료와 최초의 경인 철도 관련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개항장 일대 각 조계지의 거리 모형이 있어 당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인천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은 옛 일본제18은행으로 쓰였던 건물이다. 이곳에서 볼만한 것은 현존 또는 사라진 주요 근대건축물의 모형 13점이다. 답동성당과 존스턴 별장 등의 모형이 남아 당시 인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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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 누리길의 마지막 여정, 자유공원

조계지 계단을 따라 위로 응봉산에 오르면 1888년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공원인 자유공원에 입성한다.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탑골공원보다 9년 앞서 세워진 공원이다. 인천 개항 누리길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마지막 여정을 장식하기 좋은 곳이다. 각국공원, 서공원, 만국공원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6·25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이후 자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해를 내려다보는 지점에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다. 도심 속 공원이지만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있어 인천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인천항과 월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유공원 전망대에 서서 멀리 서해를 바라본다.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자유가 공짜가 아닌 것을, 근대역사의 수많은 질곡과 아픔 끝에 건져 올린 값진 보석인 것을, ‘대한민국 최초’로 가득 찬 인천 개항 누리길에서 ‘자유의 소중함’이 새삼스레 마음에 담긴다.

!재활의 꿈과 희망을 여는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임상 각과는 물론 관절센터, 척추센터, 수지접합센터, 뇌졸중센터, 재활전문센터 등을 갖춘 산재재활 전문병원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치료실과 로봇보행기 등 첨단 재활시설 및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산재환자의 진단에서 치료, 원직장 복귀까지 관리하는 산재관리전담간호사 제도를 운영합니다. 또한, 공공병원으로 건강보험을 비롯한 일반 환자를 위한 진료과목을 갖추고 응급진료에서 일반 의료, 건강검진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무네미로 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