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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맞춤 보육을 실현하다
지난 2021년 12월 8일, 세종시 정부청사에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2021 보육유공자 정부포상 현장. 이 자리에서 33년 동안 보육교사로 활동해온 근로복지공단 광양어린이집 박선미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공단의 37개 직장어린이집을 비롯해 전국 5만 개 어린이집에서 헌신하는 훌륭한 원장님을 대신하여 제가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저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 동안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개선하는데 힘쓰라는 의미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선미 원장이 처음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의 일이다. 새마을유아원 교사를 시작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의 주임교사를 거쳐 2000년 8월, 근로복지공단 광양어린이집 원장으로 재직하기까지, 평생 아이들 곁에 함께 있었다. 오랜 교사생활 동안 원장과 학부모, 원생과 교사의 입장을 두루 살필 수 있어 그녀에게도 뜻깊은 세월이었다고. 박선미 원장은 그간 부모교육상담사와 학교폭력예방상담사, 사회복지사, 아동미술심리치료 과정 등을 수료하며 더 나은 보육을 고민해왔다. 매일 1층과 2층 보육실을 돌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서로 토닥이며, 성품인사를 나누는 아침은 하루도 빼놓지 않는 일과 중 하나. 물론 교사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과 직결되기에, 교직원 스트레스 관리 또한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광양어린이집은 제철소를 기반으로 산업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이 많으시지요. 따라서 근로자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적인 어린이집이 저희 운영 목표입니다. 하루 종일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에게 가정과 같은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급식이나 간식도 맞벌이 가정을 고려해 제공 시간과 식단을 구성합니다. 또 개원 당시부터 사물놀이 특성화 교육으로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 아이들이 참여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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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키우는 바른 인성과 건강한 마음
부모, 지역사회, 어린이집이 함께 참여하여 아이들의 인격 성장을 돕는 일.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내기 어려운 보육의 가치를 박선미 원장은 늘 간직하고 있다. 광양어린이집은 현재 지역사회와 부모가 보육활동에 참여하는 보건복지부 지정 우수형 열린 어린이집으로 부모명예교사 및 자원봉사자가 연중 보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 돌봄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힘쓴데 대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흔히 ‘인성교육’이라고 하면 가장 평범하고 기본이 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기본이 가장 어렵고 힘든 법이지요. 기본 생활습관 지도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입니다. 생활 속에서 기본 덕목이 바탕이 될 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저의 보육철학은 ‘아동 중심, 감정 중심, 신뢰’입니다. 모든 보육활동의 목표와 실행 이유는 아이들이어야 하고, 사랑을 바탕으로 한 좋은 감정이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부모와 교사 간 공감과 소통으로 신뢰감을 쌓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통을 잘 하는 어린이집은 모든 보육과정에 참여율이 높고,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어린이집은 굳이 말로 나열하지 않아도 학부모 만족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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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원장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원아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출생률 저하로 대도시나 중소도시 밀집지역을 빼고는 어린이집 충족률이 대부분 60% 이하에 머무른다. 특히 농어촌이나 소규모 어린이집은 더욱 심각한 상황. 광양어린이집도 개원 초 79명 정원에 대기자가 200명에 이를 정도였지만, 지금은 정원충족률이 86%에 그친다. 박선미 원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보육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한부모 가정이나 지역 소외계층의 돌봄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헌신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위해 따로 반찬을 챙기거나 어린이집에 나오지 않는 날도 아이를 따로 살피며 ‘함께’의 중요성을 되새겼던 기억이 뿌듯함과 보람으로 남아있다. 그의 노력 덕분에 마음 놓고 일터에 나갈 수 있었다는 학부모의 편지도 그에게 용기가 되었다.
“저는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지금도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오고 있지만, 친절과 사랑을 베풀 때는 상대를 골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일은 삶의 태도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전략이 아닙니다. 친절과 사랑을 베푼 경험은 감정에 따뜻함을 불어넣고,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원동력이 되며, 자신감을 더해줍니다. 타인에게도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요. 앞으로도 친절과 사랑을 삶의 태도로 간직하며 제 천직인 보육인의 길을 가겠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스승이 바로 어린이집 교사다. 처음의 기억을 친절과 사랑으로 채워주는 사람. 박선미 원장이 있어 일터로 나가는 노동자 부모 그리고 아이들의 하루에 행복한 미래가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