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해 한국 신기록과 메달 2관왕의 영예를 안았어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10월 초, 이집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뒤 곧바로 전국장애인체전에 임했습니다. 세계대회에서도 그룹 1위를 기록하고 세계랭킹 13위, 아시아랭킹 9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는데, 그 상승세를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어 무척 뜻깊습니다. 곁에서 큰 힘이 되어준 어머니께 가장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사고 이후 재활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이치훈 작업치료사님과 치료실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메달이 산업재해로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내년 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을 목표로 쉬지 않고 훈련할 계획입니다.

10여 년 전, 스물여섯에 산업재해를 겪으셨지요. 당시 상황을 들려주세요.
울산의 한 대형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선박 건조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추락 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를 무릎 아래로 절단해야 했습니다. 의족을 착용하고 재활을 시작했지만 이전처럼 사회생활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활동적인 성격 덕분에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군가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군 생활도 결코 쉽지 않았지만 버텨냈듯, 이번 고비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힘든 순간이 있어야 다시 일어설 힘도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고 후에는 고향인 경기도 부천으로 돌아와 인천병원에서 재활을 이어오셨죠.
지금은 인천병원을 떠나 사회 복귀를 마쳤지만, 누워 있으면 여전히 환상통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잔존 치료와 재활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인천병원 치료실 선생님들과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의족을 착용한 뒤 언젠가 전국을 걸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첫걸음으로 이치훈 선생님을 비롯한 치료실 선생님들과 자전거를 타고 팔당댐까지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함께 땀 흘리며 운동 팁을 나누고 작은 도전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전우애 같은 유대도 생겼습니다. 매일 환자를 상대하면서도 일로써 대하기 보다는 친구처럼 응원해준 선생님들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재활과 운동 자세를 조언해주시고 경기 결과를 함께 기뻐해주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8년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지인의 권유로 처음 인천 장애인 역도장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장애인 마라톤 선수로도 활동했지만, 역도는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빈 봉을 드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훈련을 거듭하며 무게를 조금씩 늘릴 때마다 성취감이 컸습니다.
지금도 하루 6시간 이상 꾸준히 훈련합니다. 2019년 제39회 전국체전에 인천장애인역도연맹 소속으로 처음 출전했을 때는 종합 5위에 머물렀지만, 계속 도전한 끝에 이제는 세계 신기록까지 욕심낼 수 있는 자리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을 선택하면 반드시 나아갈 길이 열린다는 것. 시련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훈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저는 의족을 착용한 지금의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다치지 않았다면 세계 무대에서 선수로 활동할 기회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매일 훈련하며 한계를 넘다 보니 더 강해졌고, 그 과정이 큰 성취로 이어졌습니다. 산재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제가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입니다.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을 선택하면 반드시 나아갈 길이 열린다는 것. 시련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훈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지금은 내년에 열리는 제5회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 패러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싶고, 더 큰 무대에서 다른 사람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