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병원에서 전한 희망의 메시지
지난 11월 3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강당에서 특별한 문화 강연이 열렸다. 강연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마라톤의 상징,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였다. 최근 희귀병 투병을 이겨내고 재활을 통해 다시 삶의 희망을 찾은 그는 이날 ‘재활로 찾은 힘찬 인생’을 주제로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연에 앞서 이봉주 선수는 성헌규 의료복지이사와 김상영 인천병원 행정부원장을 만나 환담을 나누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강연에는 지역주민을 비롯해 환자와 보호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봉주 선수는 오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방송 활동을 이어가던 중, 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다 신경 손상을 입으며 뜻밖의 긴 투병 생활을 겪었다. 2020년부터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이는 근육의 수축과 긴장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몸이 뒤틀리고 근육이 굳어지는 질환이다.
그는 19개월 동안 대학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하며 신경 차단 수술까지 받았지만, 차도가 없던 당시의 상황을 ‘불빛 없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절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질문 대신, 그는 꾸준한 재활로 회복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규칙의 힘과 인생의 페이스메이커
이봉주 선수는 이날 강연에서 ‘규칙의 힘’을 강조했다. “마라톤은 짧은 시간 안에 희로애락을 모두 겪는 운동이에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거리,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훈련을 반복하는 ‘규칙의 힘’이 결국 저를 살렸습니다.”
고등학생 때 운동을 시작해 남보다 늦었고, 짝발과 평발이라는 신체적 핸디캡을 지녔던 그는 매일 12km를 뛰며 연습을 이어갔다. “핸디캡이 많을수록 규칙이 필요하다”며 “규칙은 자동차의 연비와 같다. 꾸준함이 결국 속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생에서도 페이스메이커를 곁에 두라”는 조언을 남겼다. 황영조 선수, 김이용 선수, 오인환 감독을 자신의 ‘페이스메이커’로 꼽으며 “나보다 먼저 달려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길을 잃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재활의 가치를 전하는 병원으로
강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재활 과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아내와 함께 매일 해질 때까지 재활운동을 했다”며 “가족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답했다. 두 시간가량 이어진 강연은 산재근로자에 대한 격려로 마무리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이봉주 선수는 직접 사인과 사진 촬영을 이어가며 산재근로자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또한 인천병원의 첨단 재활시설을 둘러보며 로봇보행기 체험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 참여한 한 환자는 “이봉주 선수의 꾸준한 재활 이야기를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진료를 위해 방문하던 병원에서 이런 문화 강연을 들을 수 있다니 반갑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병원은 앞으로도 환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회복을 위한 의지를 다지고, 몸과 마음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