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실속과 낭만을 동시에

여행 동반자를 구할 때 MBTI가 J인지 P인지 고민하곤 한다. 여행 가방을 꾸리는 일은 물론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현지에서 뜻밖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판단과 행동을 하니 말이다. 전혀 가보지 않은 곳이라 해도 어디서 자고 먹고 구경할지 매시간 단위로 정확하게 정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발길이 가는 대로 느낌이 이끄는 대로 일정을 꾸리는 게 여행의 묘미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괌은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본적인 요건, 쾌적한 숙소와 그림 같은 풍경에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쇼핑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탄탄한 기본기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고 여기에 특별한 경험과 추억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백 점 만점에 백 점을 외칠 터.
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깨끗하고 투명한 비치로 향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바로 투몬 비치. 사실 괌의 대부분 호텔은 이 투몬 비치를 중심으로 한 투몬 베이에 자리잡고 있어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얼른 돌아보기 좋다. 한국에서 괌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는 보통 오전 시간이 많은데 4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늦지 않은 오후에 투몬 비치에 도착할 수 있다. 불과 반나절 전에는 숨이 턱턱 막히는 도심에 있었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비현실적인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투몬 비치는 수온이 따뜻하고 에메랄드빛을 자랑해 여행의 낭만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준다. 수질이 깨끗해 물속을 오가는 작은 물고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며 해안선에서 약 1km 떨어진 곳까지 산호초가 자라고 있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물놀이하기에도 좋은 투몬 비치는 언제나 사랑받는 괌의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명소다. 그러다 보니 성수기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것도 사실. 조금 더 한적한 곳을 원한다면 건 비치를 추천한다.

탕기슨 비치 anguisson beach

그리스의 산토리니, 남태평양의 피지,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는 세계 3대 석양 포인트로 손꼽힌다. 건 비치도 석양 포인트로 이들과 어깨를 견줄 만하다. 해가 질 무렵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하늘은 괌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된다. 건 비치라는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에 패한 일본군의 대포가 아직 남아 있어 그렇게 불린다고.
한편, 조금 더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가 있는 곳으로는 이파오 비치가 적당하다. 바로 옆에 공원이 있어 온 가족이 놀기에 그만이다. 지붕이 있는 테이블과 단체 여행객을 위한 대형 파빌리온은 물론이고 화장실과 샤워 시설 등이 마련되어 있다. 괌 현지인들의 산책 코스이자 피크닉 장소로도 사랑받는다.

이파오 해변 ypao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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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유적, 현명하게 감상하기

괌이란 지명에 담긴 의미

괌이란 지명은 괌의 원주민인 차모로족의 차모로어에 따르면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뜻을 가진 ‘guahan’에서 유래되었다. 괌을 여행하면서 괌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발견해 보자.

괌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포토 스팟

괌은 연중 내내 온화한 날씨에 에메랄드빛의 영롱한 바다와 눈부시게 하얀 백사장이 그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완성한다. 그렇지만 여기서라면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인생샷을 만날 수 있다.

1. 탕기슨 비치

사랑의 절벽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버섯 모양의 바위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해변 풍경이 아니라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에 인생샷 배경으로 딱이다.

2. 에메랄드 밸리

거리에 걸터앉은 모습을 찍기만 해도 작품이 완성된다. 푸르다는 말로는 차마 다 형용할 수 없는 다채로운 색감의 바다가 눈길을 끈다.

3. 이나라한 자연 풀장

이름 그대로 자연이 만든 곳으로 잔잔한 물결과 일정한 수심 덕분에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좋아하는 장소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름다운 휴양지이자 역사의 격전지

괌은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 있는 큰 섬으로 그 역사를 되짚어 보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4,000여 년 전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이들이 괌에 자리를 잡았고 이들은 차모로족으로 불렸다. 그렇게 괌에서 뿌리를 내린 이들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1521년 포르투갈 출신의 스페인 항해사 마젤란이 괌을 발견하게 되고 이때부터 괌은 본격적으로 세계사 속에 등장하기에 이른다. 유럽의 문화가 괌에 천천히 스며들었으며 급기야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이후 1898년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을 통해 괌은 미국의 영토로 편입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이 괌을 점령해 지배하기도 했다. 1944년 미국이 다시 괌을 탈환하고 비로소 괌을 둘러싼 각축전은 일단락되었다. 이와 같은 세월을 통해 괌은 아름다운 휴양지로만 남기엔 곳곳에 역사의 상흔이 많이 남아 있다. 산타 아규에다 요새는 스페인이 괌을 통치하던 시절에 스페인 사람들이 괌의 원주민이었던 차모로족을 진압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1784년부터 1802년까지 당시 스페인 총독이었던 마누엘 모로가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이 총포 진지로 개조해 사용하기도 했으며 1963년 현재의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1974년에는 국립 유적지로 등재돼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 여행자는 물론 현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산타 아규에다 요새 Fort Apugan
주소 183 Francisco Javier Ave, Hagatna, Guam Mariana Islands
전화번호 1-671-646-5278

300년 이상 지속되던 스페인 지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스페인 광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과거 식민지 총독의 관저가 있었던 자리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대부분 파괴되어 현재는 일부만 남아 있다. 사시사철 푸른 잔디와 녹음이 우거져 있으며 과거 총독의 부인이 귀빈들을 대접하던 빨간 지붕의 초콜릿 하우스와 야외 음악당으로 사용되던 키오스코 등의 볼거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페인 광장 옆에는 괌에서 최초이자 최대 성당인 아가냐 성당도 자리하고 있다. 이 성당 역시 1670년 만들어졌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당해 부서졌다가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성당 내부는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스테인글라스로 꾸며져 있고 단정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한편, 괌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 중 하나는 사랑의 절벽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도 인상 깊지만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 더욱 잊히지 않는다. 스페인이 괌을 지배했을 시기에 한 스페인의 장교가 차모로족의 여인에게 반해 결혼을 강요했으나 그녀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고민하던 그녀는 연인과 도망을 쳤고 붙잡힐 위기에 놓이자 이 절벽에서 서로의 머리카락을 묶고 뛰어내리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가슴 절절한 사랑임과 동시에 차모로족의 꺾이지 않는 자존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가냐 성당 Dulce Nombre de Maria Cathedral Basilica
이용 시간 207 Archbishop FC Flores St, Hagåtña, Guam Mariana Islands
전화번호 1-671-472-6201
홈페이지 www.aganacathedr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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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운전할 때 주의할 점

괌에서의 운전은 한국에 비하면 비교적 쉽다. 도로도 단순하고 신호도 복잡하지 않다. 또한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도 심하지 않아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운전하기에 그만이다. 그렇지만 한국과는 다른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미리 조심해야 한다.

1.차량의 유아 및 어린이 보호 정책 숙지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카시트나 유아용 보조 좌석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짧은 시간이라도 어린이 혼자 차량에 방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제한 속도 준수

괌은 미국식 교통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기준 단위가 km가 아닌 마일(mile)이라 속도나 거리에 대해 착각할 수 있는 것. 제한 속도가 시속 40mile이면 시속 56km이다. 더구나 경찰 잠복 근무도 많으니 제한 속도는 반드시 지키길 권한다.

타 프롬 Ta Prohm
이용 시간 오전 7시 30분~오후 5시 30분

괌에서 회복하는 몸과 마음의 건강

차모로족의 생활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다면 차모로 빌리지를 추천한다. 이곳은 차로모족을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과 전통 음식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사실 이곳은 평소에는 한적한데 오직 수요일만 되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수요일 밤에만 열리는 차모로 야시장이 그 주인공. 차모로 야시장은 괌의 현지인이나 여행자나 모두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다. 야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민속 공연이 열려 이목을 집중시키고 바비큐 냄새가 발길을 붙든다. 먹고 보고 즐기고 일석삼조의 경험을 할 수 있다.
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괌에서 만나는 돌고래 투어는 보다 더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동물원 수조에 갇힌 돌고래가 아니라 바다에 사는 야생 돌고래를 직접 관찰하며 벅찬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종종 호기심 많고 상냥한 돌고래의 경우엔 투어 보트 근처까지 와서 환상의 점프 쇼를 보여주어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한 돌고래 구경이 끝나고 나면 근처에서 스노쿨링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돌고래가 사는 깊은 바다에서 하는 스노쿨링이기 때문에 비치 근처에서 하는 스노쿨링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바닷속을 거니는 모습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선셋 크루즈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바다 위에서 석양을 감상하다 보면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거대한 대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자연스럽게 차오른다.
괌은 ‘미국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으로 불린다. 미국 자치령 중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해 가장 먼저 일출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곳보다 부지런한 아침을 맞이하는 괌은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다. 오랜 세월 동안 침략과 지배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들. 괌 현지인들의 친절한 미소에 낯선 여행자들은 편안함을 느끼고 경계심을 늦추게 된다.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괌 곳곳을 둘러보다 보면 그 매력을 속속 발견할 수 있다. 여행하기 편리한 곳에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곳으로 괌에 대한 생각이 바뀜을 자연스럽게 느낄 것이다.

차모로 야시장 Chamorro night market
주소 Hagatna, Guam Mariana Islands
전화번호 1-671-475-0376
이용 시간 오후 5시 30분~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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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쇼핑 아이템

괌은 미국 자치령으로 면세 지역이다. 상품의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것. 또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세금이 환급되니 꼼꼼하게 따져보고 쇼핑해야 한다.

1. 천연 소화제 텀스

약국이 아니라 일반적인 마트에서도 판매하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가 임신부도 복용이 가능할 정도로 성분 또한 착하다. 괌에 오면 반드시 사는 품목 중 하나다.

2. 달콤하고 상큼한 망고 피클

열대기후에서 잘 자란 망고로 만든 피클이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라 그냥 먹어도 좋고 고기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줘 그 맛이 배가 된다.

3. 메이드 인 괌 커피

괌에서만 만들고 판매하는 커피로 다른 여행지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다. 가격도 1만 5,000원 선이라 부담 없고 패키지부터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4. 차모르족 여인의 모습이 그려진 괌 맥주

사과 맛, 망고 맛, 생강 맛, 오리지널 맛으로 선택의 폭이 넓고 굳이 마시지 않더라도 테이블 위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술자리 분위기를 한층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