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진 말라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백악관 연설문 작성자였던 다니엘 핑크는 2000년에 발간한 그의 저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고용 형태를 예측한 바 있습니다. 그는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노동 현상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프리 에이전트로 성공하기 위한 비결을 제시했습니다. 프리 에이전트는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임시직과 소규모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을 자본화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만약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면 프리 에이전트가 될 수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이 직장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나 자신을 회사에 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용 계약을 통해 능력을 빌려주는 셈입니다. 프리랜서가 아니라 직장인이라도 잠재된 재능을 계발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 재능을 극대화한다면 부업을 시도해 볼 수도 있고, 직장 내 승진이나 이직 시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할 수도 있지요. 결국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해 스스로 자본화하지 못한다면 어떤 프리 에이전트도 현재의 고용불안 사회가 가진 불안정, 무관심, 저임금, 무혜택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어쩌면 직장에 다니는 동안, 즉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동안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기가 더욱 수월할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딱 두 시간만
나에게 투자하기

대한민국의 1인 기업가인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은 창업 전 20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프로그램 기획 업무를 좋아했고 그 일에 부가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직장에서 퇴근한 후 매일 새벽 두 시간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를 글로 써내는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직장인들의 24시간 중 두 시간. 하루의 8%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그가 쓴 글은 퇴사 후 한국에 자기계발서 열풍을 심었습니다. 마흔여섯 살에 직장을 그만두고 비로소 제2의 인생을 맞이한 겁니다. 구본형은 그의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 ‘1인 기업론’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합니다. ‘1인 기업론’은 자신을 단순히 회사 직원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1인 기업으로 규정하라는 것으로, 이를 통해 회사와 고용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 관계를 이루자는 제안입니다. 이는 직장의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킬 새로운 인식론이기도 합니다.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론’은 모든 변화는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깨달음 아래, 각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것은 욕망과 관계가 있고, 깊은 마음속에서 진정한 욕망을 건져 낼 때 우리는 그것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이것을 위해 24시간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욕망이 그저 꿈으로만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구체화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일터에 속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꿈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운이 좋게 평생을 몸담고 싶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그 안에서 나를 지켜줄 업무적 재능이 필요합니다. 만약 다른 길을 꿈꾸고 있다면 끊임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탐색하고, 시도하고, 실패하며 내 안에 잠재된 가치를 발견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나의 고용주는 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자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지친 하루의 끝에서 딱 두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욕망에 시간을 쓰고 싶으신가요. 어쩌면 그 두 시간이 삶을 뒤바꿔 놓을지도 모릅니다.
글. 백미영

시니어플러스재단 매니저. SNS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은퇴 후 소셜클럽을 운영하며 내일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