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산재 사고
올해로 50을 앞둔 그는 누구보다 부지런한 일꾼이다. 골조 공사 작업장에서 돌을 깨는 할석 작업이나 벽이나 천장에 시멘트를 바르는 미장작업공으로 25년을 일했다. 그의 손을 거친 건축물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이름난 베테랑으로 살아가는 동안 집처럼 익숙한 현장에서 사고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그는 말했다.
박경석 님 “미장 작업을 위해 20kg이 넘는 재료를 위에서 쪼그린 채로 들어 올리던 참이었죠. 순간 뜨끔한 느낌이 들어 처음에는 담에 걸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아프더라고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 몸에 대해 너무 무지해서 무슨 일이 벌어진 줄도 몰랐습니다. 병원을 찾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일하지?’하는 걱정이 먼저 들더라고요.”
한평생 몸을 쓰고 살았는데, 그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고민할 여력도 없이 수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긴 재활을 위해 재활병원을 알아보던 중 근로복지공단 부산의원을 알게 되었다. 부산의원은 직장복귀 프로그램실과 운동치료실, 통증치료실을 갖추고 원직 복귀에 중점을 둔 집중 재활치료를 제공한다. 원직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한 그에게 직장복귀 프로그램이 가장 절실했던 차였다. 절박한 심정으로 병원을 찾은 박경석 님을 김영민 물리치료사는 반갑게 맞이했다.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부산의원 민상원 센터장도 적극적으로 재활을 권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12주, 박경석 님에게는 수술만큼이나 힘들고 고된 재활이 그렇게 시작됐다.
원직 복귀를 위한 길고 긴 동행
김영민 물리치료사 ”재활 시작 전 환자 분의 원직장 복귀를 고려했을 때 오래 서 있거나 불안정한 지면에서 걷고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신체 전반에 대한 근력 보강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통증, 척추체 회전 대신 흉요추 가동범위 감소 및 부분 체중 부하의 어려움, 균형 능력 저하도 현저했고요. 당시 상태로는 직장 복귀 시 추가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박경석 님 ”처음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뭐 이런 치료가 다 있나 싶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김영민 물리치료사가 제 옆에 딱 붙어서 재활을 돕는데 중간에 몇 번이고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속으로 원망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몸이 점차 회복되고 재활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제가 선생님들을 오해했구나, 그제야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저를 도와준 김영민 선생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집중재활치료실에서는 통증이나 근력회복을 시행하고, 직장복귀 프로그램실에서는 신체기능강화 훈련을 통해 전신 근력 강화와 유연성 확보, 근지구력 향상에 맞춘 훈련이 진행됐다. 하지 근력 강화는 물론 수술 부위인 허리의 회전과 단계적 회복이 급선무였다. 어느 정도 몸의 균형이 이루어진 후에는 본격적으로 박경석 님의 직무 분석을 통한 원직장 복귀 맞춤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실제로 일하는 환경과 자세에 맞는 훈련을 실시하고, 불완전한 몸짓이 나타날 때마다 반복해 학습하며 섬세하게 균형을 잡아갔다. 복귀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추가 부상과 통증을 최소화하는 훈련도 병행했다. 환자 상태에 비해 원직 복귀 시 필요한 움직임이 많은 터라, 훈련 단계 설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만큼 까다로운 훈련에 박경석 님 역시 많이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긴 어려움을 뚫고 원직장 복귀를 눈앞에 그려볼 수 있을 만큼 몸이 회복됐다.
재활의 끝에서 만나 소중한 오늘의 일상
박경석 님 ”치료가 끝나면 회사로 다시 복귀할 생각입니다. 사실 전에는 힘든 일 때문에 늘 술과 일에 찌들어 살았는데요. 운동을 통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제 몸에 감사하며 살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고요. 가족과 동료가 곁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아프고 나니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곁에서 저를 걱정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제2의 인생이 주어진 셈이죠.“
수술로 긴 절망에 빠졌던 그를 격려한 건 부산의원 의료진들이었다. 과연 회복이 가능할지 반신반의하던 그에게 매일 반가운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던 부산의원 직원들이 있어 박경석 님은 매일 작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김영민 물리치료사 ”물리치료사로 부산의원의 다양한 파트에서 환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어느 파트에서 환자를 치료하는가에 따라 재활 치료의 중점 요소가 달라지는데요.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와 치료사가 소통하며 함께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임상적 상태는 평가나, 치료 과정을 통해 경험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상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간혹 환자와 치료사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아 환자가 치료기간 동안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고 치료 과정에서 의욕을 잃기도 하는데요. 따라서 환자와 함께 단기 목표를 잘 설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환자분의 직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통해 재해 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소통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 김영민 물리치료사가 말하는 원직 복귀의 출발은 바로 이것이다. 몸도 좋아졌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차다는 김영민 치료사는 박경석 님의 치료가 마무리될 때까지 곁에서 함께할 계획. 다시 베테랑 미장작업자로 활약할 박경식 님의 내일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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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원 민상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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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환자의 모든 ‘일’을 지켜드립니다
누구나 산재를 예상하지 못하기에 많은 환자가 사고 후 절망에 빠집니다. 부산의원은 원직장 복귀는 물론 새로운 직업으로의 전환 등 환자의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비롯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산재관리간호사, 작업치료사와 물리치료사 등 고도로 숙련된 전문인력이 재활파트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골격계 환자들의 수술 이후 급성기 치료 등 전문적인 재활이 요구되는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고 자부합니다. 더불어 산재 전문 의원으로서 환자의 신체적 회복은 물론 마음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