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만 시댁과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부모님께서는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며
아이 계획을 물으시거나 종교를 강요하곤 하세요.
아랫사람 입장에서 반박을 할 수도 없고,
아예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 속만 썩어갑니다.
인연을 끊을 수도, 이어갈 수도 없을 때
때로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곤 합니다. 어쩌면 가깝기에 더욱 비수가 되어 마음을 할퀴곤 하지요. 싫은 대화를 이어가게 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면 그만이지만, 가족이나 직장동료처럼 매일 봐야 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관계에서 비롯되는 우울증은 대부분 가깝기에 생겨납니다. 회피할 수 없다면 모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마음가짐을 변화시켜야 고통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시부모님의 발언은 무례하고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성격 때문인데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상대방의 선을 침범해 상처나 스트레스가 되는 말을 내뱉곤 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성격적 특성과 행동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바꿀 수 없다면 나 자신을 지키는 경계선을 확고히 인지하고 지켜 나가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은 타인의 영역이지만, 그로 인해 느끼는 불안이나 우울, 짜증 등은 내 감정의 영역이지요. 타인은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지만, 내 감정의 영역은 오롯이 나만이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세요. 다시 말해 내 분노의 원인이 모두 상대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 기분은 상대방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회피하지 말고 조금씩 싸워 나가세요
내 마음은 내가 제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싸움을 회피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방이 손윗사람이기에 내 불편한 감정을 털어놓는 일이 껄끄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계속 회피만 하다 보면 나 자신을 지킬 힘을 잃게 됩니다. 갈등에 대응하는 힘도 마치 근육과 같아서 꾸준히 훈련과 대처를 반복해야 비로소 단단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처를 해도 상대방은 내 마음처럼 대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가 뭘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거나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식으로 반박을 하겠지요. 하지만 이기기 위한 대응이 아닌 나를 지키기 위한 대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언어로 운을 떼세요. ‘저를 위해 이러이러한 점을 바라시는 건 잘 알겠습니다. 물론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는 있지만 강요는 하실 수 없어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방식대로 반응할 거예요. 그에 맞는 반응 또한 자유입니다.
상대방이 날 비난한다면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 비난이 사실인지 혹은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하는 말인지. 아마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을 거예요.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오세요. 상대방은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닌 이야기로 내 기분을 망칠 수는 없다고요. 내 감정은 오롯이 나의 것이니까요. 피할 수 없는 관계를 불편하게 유지해야 한다면 적어도 내 마음의 주도권은 내가 갖는 것이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