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병원 경영기획부 ‘어벤져스’ 4인방이 뭉쳤다.
수상스키 체험으로 늦은 더위도 식히고 새로운 각오도 다지기 위해서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을 오후, 도전정신은 불태우고 간담은 서늘하게 한 수상스키장으로 찾아가봤다.

글. 임지영 사진. 김재이

  • *해당 기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 하에 안전하게 촬영하였습니다.

‘어벤져스’를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체험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어쩜 이렇게 모였을까? 철 지난 유행가의 가사가 절로 떠오르는 4인방이다. 의료비품 구매부터 민원 처리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전병원 경영기획부가 금강 수상스키장에 모였다. 푸른 하늘, 푸른 물결에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오후, 네 사람은 새로운 도전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I 유현숙 대리 I 10년 전 경험한 수상스키의 짜릿한 스릴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도전 정신을 지닌 경영기획부 동료들과 함께 하기에 딱 좋은 체험이라고 생각했죠. 장기화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부서간의 만남이 어려운 요즘,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체험일 것 같아요.

사이다 홍반장부터 못말리는 해피바이러스까지

이들은 대전병원 직원들이 일하다가 다치는 사고나 또는 업무와 연관된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를 테면 부서에서 사용하는 유해물질, 또는 검진을 관리하는 등의 업무다. 한 부서원으로 뭉친 건 2년이 채 되지 않지만, 유대만큼은 마치 20년을 알아온듯 깊고 끈끈하다. 윤지원 부장이 뭐든 솔선수범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는 사이다같은 ‘홍반장’이라면, 유현숙 대리는 다소 경직될 수 있는 업무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분위기메이커’다. 정지연 대리는 부서의 ‘핵심 브레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멤버다. 시크한 외모와 180도 다른 허당미(!)로 웃음을 주는 박미숙 주임은 그 무엇보다 전염성이 강한 ‘해피 바이러스’다. 지난해 대전병원 30주년을 기념해 경영기획부에서 주관한 기념이벤트를 함께 준비하며 이들은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시간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차에 결정된 이번 수상스키 체험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I 윤지원 부장 I 경영기획부는 상부상조 협력이 잘되는 팀이에요. 각자 맡은 바 업무가 다르다보니 업무상 연관이 별로 없는데도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 커요. 코로나19 로 인해 업무는 늘고 인력은 부족해 자칫 힘든 터널을 지날 수도 있었는데 팀원들이 1인 2역을 해준 덕분에 밀려 드는 업무를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어요. ‘원팀’이란 게 이런 거구나 새삼 느꼈어요.

I 정지연 대리 I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해요. 특히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달까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일할 수 있는 경영기획부의 원동력은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자는 긍정의 마음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재미, 감동, 팀워크를 모두 잡은 오늘의 미션

체험은 스키와 보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으로 시작되었다. 경험자인 유현숙 대리와 ‘수알못’ 박미숙 주임은 스키를, 윤지원 부장과 정지연 대리는 보드를 선택한다. 강사의 짤막한 레슨과 스트레칭이 이어진 후 본격 체험이 시작된다. 첫 타자는 유현숙 대리. 수상스키 플레이트 위에 올라타 호기롭게 강물에 뛰어든 그녀는 입수와 동시에 “아악, 차가워!”하고 비명을 지른다. 초가을 체감수온은 20도. 이내 적응한 듯 편안하게 자세를 취한 유현숙 대리가 개구리처럼 다리를 접고 배에 힘을 준 상태로 출발한다. “화이팅!” 팀원들의 응원을 받은 유현숙 대리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물살을 힘차게 가른다. 유대리의 배턴을 이어받아 체험에 나선 이는 윤지원 부장. 체구는 작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자랑하는 ‘에너자이저’답게 씩씩하게 보드에 오른다. 윤지원 부장을 매단 보트가 유유히 플랫폼을 빠져나간다. 햇살은 따스해도 물은 제법 차갑다. 강물의 추위를 견디게 하는 건 그녀의 뜨거운 열정이다. 강을 한바퀴 돌아 플랫폼으로 돌아온 윤 부장은 입수를 준비하는 정지연 대리에게 “생각보다 더 힘들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하며 엄지를 치켜든다. 선배들의 격려를 받은 정지연 대리와 박미숙 주임은 MZ세대답게 도전의식과 균형감각을 쌓는 물 위의 고군분투를 신나게 즐긴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또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격려와 응원 속에 완벽히 하나로 녹아드는 도전이다.

I 유현숙 대리 I 팀원들과 이런 시간을 갖게 되서 너무 나 즐거웠어요. 이번에는 푸른 강에서 수상스키를 즐겼으니 겨울에는 흰눈쌓인 설원에서 진짜 스키에 도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I 박미숙 주임 I 물을 무서워해요. 수영도 못하고요. 그런데 오늘 팀원들이 ‘할 수 있어!’하고 용기를 불어넣어 준 덕분에 자신감 뿜뿜이 되어 도전해봤어요. 무서운 만큼 재미있었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정말 그랬어요. 이 참에 아예 수영을 배워볼까 해요.

금강둑을 타고 피어난 코스모스가 바람에 춤을 추는 가을 오후. ‘어드벤처’와 ‘서바이벌’을 오간 경영기획부 어벤져스의 수상스키와 보드 체험이 끝났다. 수상스키 도전 인증샷을 찍는 네 사람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각도와 포즈는 달랐지만 스릴과 스피드를 즐긴 네 사람 모두가 오늘의 챔피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