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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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1조 6천억 원
달성
근로복지공단은 2월 6일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 ‘푸른씨앗’ 성과보고회를 열고 제도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성과와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성과보고회와 2부에서는 ‘3층 사회보장체계에서 푸른씨앗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성과보고회에는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남재우 한국연금학회 회장, 이완영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유승선 미래에셋증권 상무 등 학계와 유관기관, 운용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박종길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3년여 동안 약 4만 개 사업장과 17만 명의 근로자가 가입했고, 기금 규모는 1조 6천억 원에 이르는 성장을 이뤘다”며 “이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튼튼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푸른씨앗은 개별 사업장의 부담을 낮추면서도 전문적 기금 운용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도로, 우리 퇴직연금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고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퇴직연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며 제도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국회에서 퇴직연금 제도 개선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점도 소개했다. 기금형 제도 도입 확대, 가입 범위 확대, IRP(개인형퇴직연금) 허용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푸른씨앗이 보다 폭넓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오늘 성과보고회가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3층 사회보장체계 속에서 푸른씨앗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혜택을 보다 폭넓게 누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지원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푸른씨앗은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저조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며 “적립금 1조6천억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만큼 정부도 제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역시 “푸른씨앗은 중소기업 노동자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발의된 법안에서 출발했다”며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푸른씨앗 홍보모델 김성주는 “국내 유일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중소기업의 ‘푸른 숲’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홍보 의지를 밝혔다.
성과 영상 상영에 이어 현미경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국 국장이 ‘2026년 푸른씨앗 비전’을 발표했다. 현 국장은 “2025년 말 기준 적립액 1조 5천억 원, 가입자 16만 4천 명, 누적 수익률 24.62%를 달성했다”며 “2026년 1월 기준 가입자는 17만 명이며, 2030년까지 가입자 100만 명, 기금 규모 10조 원을 목표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입 확대 준비 ▲AI 예측모델 기반 고도화 ▲운영 내실화 ▲대국민 홍보·교육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운용·연구 기능을 확충하고 지역본부 상담·교육 기능을 강화해 제도 운영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푸른씨앗의 성과와 미래를 기원하는 떡케이크 커팅식과 시상식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무대 전면에 마련된 문구에 맞춰 “푸른씨앗 심고, 희망 미래 열고”를 함께 외치며 결의를 다졌고, 1부 종료 직전에도 같은 구호를 다시 한 번 제창하며 제도 확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푸른씨앗의 성과를 이끈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 수여를 진행했다. 먼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은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국 성준엽 팀장, 근로복지공단 경산지사 윤용현 대리, 삼성자산운용 박창준 팀장이 수상했으며, 이들은 제도 확산과 운영 내실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이어 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30인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의 퇴직급여 체불 방지 및 노후 소득 보장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상이 수여됐다. 미래에셋증권 한혁민 팀장, 페이도커뮤니케이션즈 남상훈 대표이사,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국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대표로 현미경 국장이 수상했다.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표창도 이어졌다. 서울지역본부 여선희 대리, 울산중부지사 장미애 대리, 화성지사 김연지 대리, 광산지사 김홍석 과장, 여수지사 전성하 주임, 순천지사 윤규열 차장이 책임감 있고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인정받아 수상했다. 이와 함께 푸른씨앗 확산과 발전에 기여한 기관에 대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선정 상장도 수여했다. 대상 기관은 한국공인노무사회로, 이완영 회장이 대표로 상을 받았다. 또한 제도 홍보에 기여한 공로로 푸른씨앗 명예홍보대사 박동호 씨와 ‘푸른씨앗’ 명칭을 작명한 이재운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 442건의 가입을 이끌어 64개 소속 기관 중 최다 가입 실적을 기록한 기관으로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가 선정됐다. 서울지역본부를 대표해 수상 소감을 밝힌 여선희 대리는 “체계적인 계획 아래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인 결과”라며 “퇴직연금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사업장의 안정성과 근로자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설명하며 신뢰를 쌓아온 과정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밝혔다.
1부 성과보고회 종료 후에는 ‘3층 사회보장체계에서 푸른씨앗이 가야 할 길’을 주제로 2부 세미나가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는 저출생·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향후 제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발제에 나선 최경진 경상국립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는 한국의 노후소득보장체계를 1층(기본생활 보장), 2층(안정적 생활), 3층(여유로운 생활)의 구조로 설명했다.
그는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이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저출생과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연금제도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출생률은 1% 미만을 지속하고 있다”며 “공적연금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39.7%로 OECD 평균의 약 3배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완화할 해법의 한 축으로 퇴직연금, 특히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인 푸른씨앗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퇴직연금 제도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단계별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입 단계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의 도입률이 여전히 낮고, 운용 단계에서는 중도인출·해지로 적립금이 소진되는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적립금이 줄면 일시금 수령 선호가 높아져 연금 기능이 약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감독·정책 체계가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으로 분산돼 있는 점도 제도적 한계로 지적됐다. 향후 제도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사각지대 해소와 기금 규모 확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뤘다. 좌장을 맡은 민주영 신영증권 이사는 “푸른씨앗은 경쟁이 아니라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동반 성장 모델”이라며 “도입률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화 조선대학교 교수는 “기금 규모(AUM)를 빠르게 확대해야 자산운용 전략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위험 분산 설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예진 근로복지연구원 퇴직연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재정 지원을 가입 촉진에만 국한하지 말고, 가입 이후 유지와 추가 적립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금형 IRP 활성화와 이직 이후에도 계좌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미나는 3층 노후소득보장 체계 속에서 푸른씨앗이 수행해야 할 정책적 역할과 향후 제도 고도화 과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마무리됐다. 이후 행운권추첨을 진행해 참석자에게 커피 쿠폰 등 다양한 경품을 전달했다.